‘마왕’ 제작진이 직접 밝힌 5가지 ‘비밀’

  • 입력 2007년 5월 27일 1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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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드라마'라 칭송하면서도 이상하게 안 본 KBS 2TV 드라마 '마왕'(극본 김지우, 연출 박찬홍)의 종방연이 1,000여명 열혈팬들의 환호 속에 성황리에 열렸다.

27일 오후 2시 30분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이번 종방연은 시청자들이 직접 열여준 행사이기에 제작진과 배우 입장에서 더욱 뜻깊은 자리.

드라마 '부활'의 작가와 감독이 또 한번 손잡고 만든 드라마 '마왕'의 마니아 사이에는 '부활 패닉'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열혈팬들이 상당수 포함되어 있다.

때문에 감독과 작가에게 묻는 질문에는 엔딩에 대한 불만과 캐릭터의 설정 뿐 아니라 촬영 각도와 조명 위치 등 전문가적이고 세밀한 질문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마왕' 감독과 작가가 직접 밝힌 '마왕' 비밀을 5가지로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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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엄태웅이 열연한 '오수' 이름의 뜻은 오이디푸스"

박찬홍 감독은 주인공 '오수' 이름의 뜻을 그리스 신화의 오이디푸스라고 정의했다.

박 감독은 "극중 '오수'는 드라마가 진행되는 내내 고통을 받다가 결국 '승하'를 용서하며 평온하게 죽음을 맞이한다"면서 아버지를 죽이고 어머니와 결혼한 자신을 책망하며 두 눈을 뽑고 죽음을 맞이하는 오이디푸스에 비유했다.

○ 주인공 '오수'와 '승하', 둘 다 죽인 엔딩의 비밀?

"두 사람 중 한명이 살아 남는다면 그 남은 사람이 너무 고통스럽지 않겠느냐는 감독님의 말에 크게 공감했습니다."

'마왕'을 집필한 김지우 작가의 말이다.

그는 "작가가 된 뒤 드라마 속 인물이 자신의 운명을 찾아가고 있다는 느낌을 처음 느꼈다"면서 "'승하'를 살리는 다른 버전으로 대본을 써 봤지만 이미 캐릭터가 내 손을 떠났음을 느껴 엔딩을 다시 고쳤다"고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을 모두 죽인 죄로 오늘 이 자리에 못 나오고 어디 숨어있어야하는 것이 아닌가 고민이 많았다"고 말해 좌중을 웃겼다.

○ '해인'의 싸이코메트리는 초능력 아닌 핸디캡!

김 작가는 '해인'의 초능력 설정에 시청자분들은 오히려 답답하셨을 것이라며 걱정했다. 초능력이 있는데 사건을 보기만 할 뿐 직접적인 해결에는 도움이 안되었기 때문.

그는 "능력은 능력일 뿐 인간의 운명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면서 "때문에 '해인'이 마지막 두 사람의 죽음도 막지 못했던 것이고, 오히려 그 능력은 그녀에게 넘고 이겨내야 하는 핸디캡이었다"고 정의했다.

○ "이 시대의 '마왕'은 바로 우리 어른들"

'마왕'의 출발은 12년 전 한 소년이 다른 소년을 사고로 죽이고 가해자 아버지의 그릇된 '부정'(父情)에 의해 사건이 은폐되면서 일어나는 복수극.

극중 '오수'(엄태웅 분)는 편부, '승하'(주지훈 분)와 '해인'(신민아 분)은 편모 슬하에서 자란 캐릭터. 굳이 편부, 편모로 설정한 이유가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김 작가는 "청소년 시기의 상처와 아픔이 한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가, 거기에는 편부, 편모를 떠나 부모의 책임이 크다는 생각을 전제로 깔고 있는 드라마"라면서 "굳이 설명해 드리지 않아도 드라마 게시판에 '마왕은 바로 우리 어른들'이라는 글을 써주시는 시청자들을 보며 깜짝 놀랐다"고 감탄했다.

이어 "편모에게 자랐지만 밝고 맑은 '해인'을 설정하면서, 결손 가정이 아닌 부모의 가치관이 중요함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 '승하 누나' 시각장애 vs '해인 모친' 청각장애 왜?

극중 '승하'의 피를 나누지 않은 누나는 시각장애자, '해인'의 엄마는 '청각장애자' 설정. 굳이 '장애'를 인물에 설정한 이유는 무얼까?

작가는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한다고 해서 사람의 진실을 보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다"면서 "오히려 그들은 보이지않는 사람의 진실을 더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극중 '승하'는 자신의 동생 행세를 하는 '승하'를 경찰로부터 보호하면서 "눈이 안보여 사람 마음이 보이는 것 같아. 날 대할 때마다 미안해하고 괴로워하는 니 마음이 아프게 느껴졌다"고 말해 냉정한 주인공의 차가운 눈에서 뜨거운 눈물을 흘리게 했다.

'절대선, 절대악은 없다'는 기획 의도 속에서 웰메이드 드라마로 칭송받았으나 한자리대 시청률이 아쉬움으로 남은 드라마 '마왕'은 열혈팬들의 지지속에 지난 24일 마지막 방송에서 9.1%의 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 결과)로 종영했다.

스포츠동아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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