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홍역 비상 갈수록 확산

  • 입력 2007년 5월 27일 17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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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홍역 확산으로 일본 사회가 말 그대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일본은 '곧 홍역이 사라졌다고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며 2005년 말 홍역 정복을 장담한 바 있다.

먼저 비상이 걸린 곳은 대학가. 27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게이오(慶應)대는 26일 학생 34명이 홍역에 걸려 도쿄(東京) 미나토(港)구 캠퍼스를 비롯한 4개 캠퍼스의 수업을 휴강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들 캠퍼스의 학생은 3만2000여명에 이른다.

호세이(法政)대와 교리쓰(共立)약과대도 일부 학생의 감염사실이 확인됐다며 휴강조치를 발표했다.

축제인 '5월제'가 시작된 도쿄대는 홍역 확산을 막기 위해 이날 △37.5도 이상 발열증상이 있는 학생 △홍역을 앓지 않았거나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학생 △2주 이전에 감염자를 접촉한 학생의 출입을 제한했다.

게이오와 함께 양대 사학명문으로 통하는 와세다(早稻田)대도 21일 도쿄도 등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7개 캠퍼스 재학생 5만5000명을 대상으로 휴강조치를 내린 바 있다.

조치(上智)대 고마자와(駒澤)대 세이케이(成蹊)대 도호쿠가쿠인(東北學院)대 니혼(日本)대 도쿄공과대 와코(和光)대에서도 감염자가 나왔다.

10대 중후반과 20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홍역이 급속히 확산되자 기업도 긴장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20대 사원만 380명이 근무하는 '도쿄해상일동시스템'은 회사 비용으로 모든 20대 사원에 홍역 항체검사 및 예방접종을 하기로 했다.

이처럼 검사 및 접종수요가 급증하면서 검사시약의 품귀현상도 나타났다.

대학의 휴강이 줄을 잇기 시작한 이달 중순 이후 검사회사에는 의료기관으로부터의 의뢰가 평소의 수 십 배로 늘었다.

대형 검사회사 2곳은 시약이 부족해 25일부터 28일까지 사실상 검사를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의료계는 1989년 홍역과 볼거리, 풍진을 종합 예방하는 MMR백신 도입 후폭풍이 최근 홍역 확산의 한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MMR 백신 접종 후 부작용으로 인한 사망과 장애유발 사건이 잇따르면서 1993년까지 홍역예방 접종의 공백기간이 있었고 이때 적절한 백신을 맞지 못한 연령층이 최근 홍역 바이러스의 표적이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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