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부분적 추가협상’ 의지 공식화

  • 입력 2007년 5월 26일 02시 53분


코멘트
수전 슈워브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24일(현지 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을 발표하면서 미 의회와 행정부가 마련한 ‘신(新)통상정책’을 반영하기 위해 한국 정부와 공동작업을 원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부분적 추가 협상’ 의지를 처음 공식화한 것이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이날 국정 전반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한미 FTA의 완성을 자신의 임기 내에 이뤄야 할 주요 과제로 꼽았다.

▽“거대한 한국 시장이 열린다”=USTR의 한미 FTA 협정문 공개는 한국 정부의 발표 시간에 맞추느라 현지 시간 24일 오후 9시에 이뤄졌다.

오후 9시가 되자 USTR 웹사이트에는 협정문을 비롯해 ‘자동차 관련 협정 내용 요약 설명문’ ‘한미 FTA의 전략적 경제적 이득’ 등 6개나 되는 설명문이 동시에 올라왔다. 미국 일각의 부정적 의견을 의식해 USTR가 대대적인 홍보 공세에 나선 것이다.

USTR는 “매년 2480억 달러어치의 상품을 수입하는 선진국인 한국과의 FTA는 미국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농축업, 제조업, 서비스산업에 큰 이득을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USTR는 4월 2일 합의 이후 그 내용을 민간 자문단인 국제무역자문그룹(ITAG)에 보내 미국 경제에 미칠 영향을 분석했다. ▽“균형 잡힌 협정이지만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워싱턴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제프리 쇼츠 선임연구원은 “양국의 주된 걱정거리를 관심을 기울여 조정한 협정으로 평가된다”고 호평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전문가는 “훌륭한 협정이지만 의회와 행정부의 신통상정책 합의 직전에 협정이 타결되는 바람에 한미 FTA가 미국 국내 정치 이슈가 되어 미국 대선의 영향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당장 현안으로 대두된 ‘신통상정책’의 노동 환경 등 조항 반영 문제도 양측이 결국 적절한 방법을 찾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많다.

6월 30일에 예정대로 서명이 이뤄져도 미 의회의 비준동의 전망이 낙관적이지만은 않다. 비준동의의 열쇠를 쥔 상원 재무위원회와 하원 세입위원회 무역소위의 위원장들은 쇠고기와 자동차 문제에 직접적 이해관계가 걸려 있는 의원들이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소식통은 “올해 안에 비준안이 처리되지 못할 가능성도 있으며 연말부터 본격화할 미 대선 레이스와 맞물리면 2009년까지 끌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