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협상’ 벌인다면 내달초순 이후, 내달말 시한…

  • 입력 2007년 5월 26일 02시 53분


코멘트
■ 향후 일정-전망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정문이 25일 공개되면서 재협상 여부 등 향후 일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 재협상 수순 밟나

미국은 최근 의회와 행정부가 합의한 노동·환경 분야의 신(新)통상정책을 외국과의 FTA에 반영하기로 하고 이를 한국에도 요구할 태세다. 아직까지 미국이 공식적으로 재협상 요청을 하지는 않았지만 정부는 어떤 식으로든 미국이 이를 요청해 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종훈 한국 측 수석대표도 23일 서울대 강연에서 “미국은 자신의 곤란한 처지에 밀려 분명히 (재협상안을) 가져올 것”이라며 “기존 협상의 아쉬운 점을 보완하는 자세로 접근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재협상은 결코 없다”는 기존 방침에서 한발 물러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미국이 한미 FTA 의회 비준의 전제조건으로 자국 쇠고기의 전면 수입을 한국에 요구하고 있다는 점도 재협상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그러나 이미 타결된 협정문을 수정하는 ‘재협상’이 될지, 노동조항 등에 대해 부속서만 덧붙이는 ‘추가 협상’이 될지는 미국의 요구 수준을 들어봐야 판단할 수 있다.

만약 일부 조항을 수정하는 재협상이라면 한국도 미국에 내주는 만큼 새로 뭔가를 따내야 한다. 이때 한국이 추가로 요구할 수 있는 사항으로는 전문직 비자 쿼터, 의약품 관련 지식재산권 등이 꼽힌다. 그러나 서명 시한이 빠듯한 만큼 미국이 협상 주요 내용을 수정하는 수준의 요구를 해 올 가능성은 일단 낮은 것으로 보인다.

○ 정부, 9월 국회 비준 요청 목표

이날 공개된 협정문은 아직 최종본이 아니다.

양국 정부는 29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미국에서 협정문의 법률 검토를 위한 대표단 회의를 열 예정이다. 물론 여기서 수정되는 내용은 극히 제한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미국의 요청에 따라 양국이 재협상을 벌인다면 6월 초순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다음 주에는 28일이 현충일(메모리얼 데이)로 미 의회가 휴회하는 만큼 재협상 요구에 좀 더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이다. 최종 협정문이 마련되면 양국 정부는 6월 30일 본서명을 한 뒤 자국 국회에 비준 동의 요청을 한다.

한국의 경우 이 시기는 9월에 있을 정기국회에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 정부는 한미 FTA에 우호적인 현재의 여론을 계속 유지하고 내친김에 이번 국회 임기 내에 비준 동의를 받는다는 목표다.

물론 쉽지만은 않은 과제다.

이번 협정문 공개로 일부 합의 내용이 새로 드러나면서 정치권이나 학계에서 한미 FTA에 대한 ‘재평가’ 논란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공개된 협정문이 큰 줄기에서 보면 기존에 알려졌던 내용과 별 차이가 없어 여론이 뒤집힐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 전망이다.

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