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르코지 정부 언론 통제 의혹

  • 입력 2007년 5월 25일 17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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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최대 방송사인 민영 TF1의 총괄국장에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최측근인 로랑 솔리 씨가 최근 임명되면서 권언(權言)유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TF1를 이끄는 사장과 총괄국장은 모두 사르코지 대통령과 절친하다. 보도와 일반 프로그램 제작을 책임지는 총괄국장에 임명된 솔리 씨는 사르코지의 선거대책 부본부장을 지냈다. 사장은 건설업체 부이그 그룹의 일원인 마르탱 부이그 씨로 그 역시 사르코지 대통령의 10살 난 아들의 대부(代父)일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또 주간 르 푸앙의 카트린 페가르 정치부 기자가 엘리제궁에, 일간 르 피가로의 마리암 레비 정치부 기자가 마티뇽 관저에 각각 들어가 사르코지 대통령과 프랑수아 피용 총리를 위해 일하게 됐다.

야당인 사회당은 "이 같은 권언유착은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전 총리 시절의 이탈리아에서나 목격했던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국경없는 기자회(RSF)도 "우려에 근거가 없지 않다"며 얼마전 사르코지 대통령의 부인 세실리아 씨가 결선 투표에 임하지 않았음을 폭로한 기사가 주간지 주르날 뒤 디망슈에 실리지 못한 사실을 거론했다.

사르코지 측은 압력 행사를 부인했고 편집국장도 "사생활 보호차원에서 보도를 유보했다"고 밝혔지만 이 잡지의 소유주이자 파리 마치도 함께 소유한 아르노 라가르데 씨의 전력이 예사롭지 않아 의혹은 사라지지 않고 있다.

2005년 파리 마치의 편집국장은 세실리아 씨와 그녀의 새 애인이 함께 있는 장면을 표지 사진으로 실었다가 해임된 바 있다. 파리 마치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당선 직후 세실리아 씨와 다정하게 키스하는 장면을 싣고 '세실리아가 승리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는 제목을 달았다. 그러나 기사 어디에서도 세실리아 씨가 선거 운동 때 사르코지 옆에 없었다는 사실을 적시하지 않아 편파적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사르코지 대통령의 당선 직후 논란이 된 몰타 휴가의 요트를 제공한 뱅생 볼로레 씨도 TV 채널 '디렉트 8' 및 르 몽드와 합작으로 운영하는 무가지 등을 보유하고 있다.

송평인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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