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위안부 출신 故정서운 할머니 추모탑 하동서 제막

  • 입력 2007년 5월 25일 07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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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이 힘이 없어 끌려간 것인데, 부끄러우려면 조국이 부끄러워야지 나는 부끄러울 것이 없습니다.”

고 정서운(2004년 작고·당시 81세) 할머니. 일본군 위안부의 피해를 낱낱이 고발했던 정 할머니를 기리는 사업이 열매를 맺었다.

한국정신대문제 대책협의회와 고 정서운 할머니 추모와 평화의 탑 건립추진위원회, 정신대 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 생명평화결사, 여성가족부 등은 26일 오후 3시 경남 하동군 악양면 취간림에서 평화의 탑 제막식을 갖는다.

이어 오후 7시부터 인근 매암차문화박물관에서 ‘어머니의 이름으로’라는 평화콘서트가 열린다.

세계평화미술대전 최우수상 수상작가인 장홍철 씨가 만들었고 박남준 시인이 추모시를 쓴 평화의 탑은 높이 3m, 너비 1.1m로 골이 파인 까만 돌에 꽃이 피어오르는 모양을 새겼다. 정 할머니가 고생과 응어리를 털어내고 전쟁과 고통 없는 곳에서 영면하기를 바라는 마음과 평화 기원의 의지를 담았다.

평화콘서트에서는 포크가수 박강수와 그룹 ‘자전거 탄 풍경’, ‘더 실버라이닝’ 등의 공연에 이어 정 할머니의 삶과 일본군 위안부에 대한 증언 등을 묶어 만든 다큐멘터리 ‘아름다운 동행’ 시사회도 열린다.

추모위 강동오 집행위원장은 “아직 끝나지 않은 역사의 슬픈 이야기를 우리 모두가 함께 풀어내고 위안부 할머니들의 명예와 인권이 회복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1924년 악양면 입석리에서 태어난 정 할머니는 1937년 “주재소에 갇힌 아버지를 풀어 주겠다”는 마을 이장의 꾐에 넘어가 위안부로 끌려갔으며 1946년 귀국했다. 1992년 위안부 피해자였다는 사실을 공개했고 1995년 중국 베이징(北京) 세계여성대회에서 한국인 대표로 증언했다. ‘수요집회’ 발의자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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