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수사관에 뒷거래 제의’ 주장 논란

  • 입력 2007년 5월 25일 03시 03분


코멘트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보복폭행 사건 수사와 관련해 한화 측이 담당 수사관에게 “평생을 먹여살려 주겠다”며 사건 수사 결과를 놓고 뒷거래를 제안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김 회장 사건의 수사를 이끌어 온 강대원(56) 전 남대문경찰서 수사과장은 24일 YTN과의 인터뷰에서 “지난달 30일 김 회장에 이어 김 회장의 둘째아들을 소환했을 당시 한화그룹 법무팀 소속 변호사가 전화를 걸어와 ‘평생을 먹여살려 준다며 딜(거래)을 제의해 왔다”고 주장했다.

강 전 수사과장은 “그러나 당시 수사는 이미 전모가 다 드러나고 있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안 들은 것으로 하겠다고 (거절)했다”며 “한화 측은 (범서방파 행동대장) 오모 씨를 통해 김 회장의 소환 날짜 조율과 언론 기밀 유지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해 오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강 전 수사과장은 김 회장 사건 수사과정에서 사건에 깊이 연루된 조직폭력배 오 씨와 세 차례 따로 만나 식사를 한 사실이 드러나 22일자로 대기발령 조치된 상태다.

그는 또 오 씨가 그를 만나고 며칠 뒤인 지난달 27일 캐나다로 도피한 것과 관련해 핵심 피의자인 오 씨의 출국을 방조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사건 정보 입수를 위해 오 씨를 만났을 뿐이며 그가 사건에 직접 개입한 사실은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조만간 강 전 수사과장을 소환해 오 씨와 만난 배경을 조사하기로 했다.

강 전 수사과장은 이날 본보 기자와 만나 “(한화 측의 거래 제안은) 프라이버시 문제라 말하지 않으려 했지만 (내가 오 씨와 거래를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 밝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23일 각종 포털 사이트 등에 직접 글을 올려 오 씨와 자신의 관계에 대해 처음 의혹을 제기한 모 방송사에 대해 “명예를 훼손한 데 대해 정면승부 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한화그룹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강 전 수사과장과 통화한 한화 법무실의 변호사는 없으며 수사담당관에게 변호사가 그런 말을 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는 일”이라며 “강 전 수사과장에 대해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