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김일곤]‘누이 좋고 매부 좋은’ SW 소스 공개

  • 입력 2007년 5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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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한국 정보기술(IT) 산업의 성장은 반도체라는 하드웨어를 기본으로 하는 통신기기, 디스플레이, 모바일폰이 이끌었다. 소프트웨어라는 지식 집적물이 얼마나 큰 가능성을 갖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소프트웨어가 명품 하드웨어 혹은 전천후(융합) 하드웨어를 만드는 데 얼마나 기여할까. 소프트웨어 산업의 최근 화두는 공개 소스 소프트웨어(Open Source Software)다. 소프트웨어에서 소스를 공개하면 소프트웨어를 개발한 사람은 무엇으로 먹고살지 걱정하는 바람에 국내에서는 소스 공개에 소극적이거나 폐쇄적이었다. 하지만 소스 공개와 관련된 새로운 문화를 만들기 위해 법 윤리 사회 경제 등 여러 방면에서의 검토가 필요하다.

소프트웨어는 전문가가 잘 만든다. 해당 영역의 문제를 잘 이해하고, 해법을 잘 아는 전문가가 꼭 필요하다. 융합기술이나 학제 간 연구가 각광을 받는 이유와 동일하다. 국민이 원하는 서비스를 어느 전문가가 가장 값싸게 잘할 수 있는가를 찾아 주는 소프트웨어가 필요하다.

또 각자의 영역에서 즐거움을 느끼면서 살 수 있도록 돕는 네트워크 마인드가 있어야 한다. 어느 국가에서 이런 공개 소스 소프트웨어를 잘 만들어 내는가에 따라 성장 산업이 가진 문제와 복지 문제를 해결하고, 앞서 가는 미래를 건설할 수 있다.

소프트웨어 소스를 공개하면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만들었는지 누구든지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 해당 분야에 전문가가 부족해도 공개된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상호 보완하면 그 분야가 발전한다.

여러 사람에게 공개되면 될수록 연구와 평가 시스템에 큰 기여를 하고 공개 소스 소프트웨어를 통해 얻은 우수한 연구결과는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데 다시 도움을 줄 것이다. 이런 부가가치 창조와 서비스 증대를 관리할 수 있도록 정부와 공공기관이 지원 역할을 잘해야 한다.

공개 소스 소프트웨어 중에서도 산업과 복지 측면 모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는 영역이 보건의료다. 누구나 건강하고 오래 성취감을 갖고 살기를 원하지만,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준비가 덜 돼 있어 지혜를 모아야 한다. 보건의료 시스템을 개선해야 한다는 얘기인데 여기에 공개 소스 소프트웨어를 활용하면 된다.

소스 공개로 이익을 얻은 사람과 공개에 기여한 사람 간의 상생 네트워크 형성 및 사회 문화적 공감대 형성에는 이공계 기술자가 아닌 인문사회계 전문가의 참여가 필요하다.

소스 공개는 기술뿐 아니라 문화 변화를 수반한다. 소프트웨어와 네트워크에 대한 생각의 변화가 큰 도약을 위한 첫걸음이다.

김일곤 경북대 교수 전자전기컴퓨터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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