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208>夢中說夢

  • 입력 2007년 5월 25일 03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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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말은 사람의 심금을 울린다. 이런 말은 근거가 분명하고 실제적이어서 바로 듣는 사람의 가슴에 와 닿는다. 어떤 말은 가슴에 와 닿지도 않으며, 듣는 사람과 아무런 관련이 없어 보인다. 아무런 근거도 없고, 객관성도 없다. 친구 사이라면 이런 말을 주고받아도 문제가 없다. 그러나 조직 사회에 이런 말이 떠돌아다니면 구성원이 한마음으로 모여 한뜻을 이뤄 가기는 어렵다. 조직의 책임을 지는 사람은 자신의 말이 구성원의 가슴에 와 닿을지를 미리 생각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말은 참으로 황당한 말이 돼버리기 때문이다.

夢中說夢(몽중설몽)이라는 말이 있다. 夢은 꿈이라는 말이다. 夢想(몽상)은 꿈을 꾸며 생각한 것이라는 말이므로 허황한 생각을 뜻한다. 夢寐(몽매)에도 잊지 못하다라고 말하는 경우의 夢寐는 꿈을 꾸며 자다라는 뜻이다. 夢寐는 꿈 혹은 자는 동안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寐는 자다라는 뜻이다. 說은 말하다, 이야기하다라는 뜻이다. 小說(소설)은 원래 작은 이야기, 소소한 이야기라는 뜻에서 생겨난 말이다. 예전에는 經典(경전)을 중시했으므로,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는 작은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夢中說夢은 꿈속에서 꿈 이야기를 하다라는 말이 된다. 현실에서 꿈 이야기를 하는 것도 황당할 때가 있는데, 꿈속에서 나눈 꿈 이야기야말로 얼마나 황당하겠는가? 요즘 사회의 중요 인사의 말이 무성하다. 일부는 국민에게 받아들여지지만 상당 부분은 국민의 가슴을 적셔 주지 못한다. 이런 인사들은 자신의 말이 夢中說夢이 아닌가를 항상 의심해야 한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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