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전 의장 "통합시한 넘기면 콜드게임될 수도"

  • 입력 2007년 5월 24일 17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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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우리당 정동영 전 의장은 24일 "통합 시한을 어물어물 넘기고 시간 관리를 잘 못하면 제대로 힘도 한번 못쓰고 '콜드게임(양 팀 간의 점수차가 너무 많이 나 심판이 경기를 중단시키는 게임)'으로 끝날 수 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장은 이날 오찬간담회에서 "세력간 통합과 후보간 통합이 동시 진행되는 게 가장 바람직한데 6월14일까지 통합작업이 가시화 안되면 물리적, 기술적으로 어려워지는 상황을 맞게 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선관위에 경선을 위탁할 수 있는 시한(8월)에 맞춰 계산해보면 후보확정이 10월말이나 돼야 이뤄지는데 그 때는 이미 구도가 정해졌을 시점으로, 대통령 선거를 단 한달여간의 캠페인으로 치른다는 것은 국민 선택권 측면에서도 무리"라며 "단순히 데드라인에 맞출 게 아니라 일정을 앞당겨 7월26일경 선관위 위탁, 8월 26일경 경선 시작 등의 일정으로 진행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려면 그 전에 룰을 합의해야 하지만 시간이 없다"면서 "이제는 원론적 논의만 해선 안된다. 다들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한 뒤 "6월 14일까지 통합이 이뤄지기 쉽지는 않겠지만 사람 일이란 게 안 될 것 같다 가도 되는 것 아니냐. 서로간의 '소이(小異·작은 차이)' 때문에 안 되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전 의장은 정부의 기자실 통·폐합 조치에 대해 "민주주의·민본주의에 역행하는 것"이라며 정면으로 비판했다. "조선시대에도 언로를 넓게 트는 것이 선정(善政)의 제1 원칙이었으며 어디서나 언로가 물 흐르듯 해야 한다는 '종간여류(從諫如流)'란 말이 있었는 데 그 때보다도 후퇴했다"며 "입을 틀어 막는 '방구(防口)'는 '방천(防川)'보다 위험하다"고 직격탄을 날린 것.

이어 "조선시대에는 '아니되옵니다'라고 말하는 게 직업이었던 사간원 관리가 있었고 밀실정치를 막기 위해 (왕과의) 독대를 막았으며 임금이 비서(도승지)가 아닌 판서, 3정승과 국사를 열띠게 논한 반면 지금은 '예스맨'만 있다"며 "비서들의 아이디어 같은 데, 대통령을 잘못 보좌하는 것"이라고 대통령 측근을 겨냥했다.

그는 "열린우리당이 창당한 2003년 9월부터 4개월 동안 열린우리당 기사가 신문 1면에 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당시 열린우리당은 청와대 코드를 맞추기 위해 기자실을 축소했었다"며 "제가 당 의장 취임 후 기자실부터 정상화했다. 이후 당 지지율 상승이 취재편의 제공과 무관치 않았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독자신당 창당 추진 가능성에 대해선 "현재로선 독자신당은 현실적으로 그 누구라도 어려운 것 아니냐"며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뒤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통화했으며 조만간 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정 전 의장은 26일 동교동 사저로 김대중 전 대통령을 예방, 범여권 통합 문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정 전 의장은 "DJ에게 '자유상'을 시상한 베를린 자유대에 지난해 연구원으로 머물면서 대학측이 DJ가 자유상을 흔쾌히 받아들일 지 궁금히 여겨 대학과 동교동 사이에서 '심부름'을 좀 했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김혁규 전 지사도 25일 DJ를 방문, 방북 결과 등을 보고할 예정이다.

한편 열린우리당 초선으로 이뤄진 미래포럼 소속 김재윤, 안민석, 양승조, 이상경, 채수찬 의원 등 5명은 공동 성명서를 내고 "2·14 전대 이후 100일이 흘렀지만 각 정파가 결의사항을 아전인수격으로 재해석할 뿐 구체적 실천을 위한 노력은 없다"며 "지도부는 대통합 로드맵을 하루빨리 제시하고 구체적 실행계획을 뚝심있게 준비, 실천하라"고 촉구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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