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당국, 일본 홍역 확산에 '초긴장'

  • 입력 2007년 5월 24일 17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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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일본에서 홍역이 확산 조짐을 보이면서 우리나라 보건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두 나라 간에 인적교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전망에 구멍이 뚫리면 급성 유행성 전염병인 홍역이 우리나라에도 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에서는 도쿄 등 수도권에서 홍역이 맹위를 떨치고 있다.

도쿄 와세다대학이 21일 학생 30명이 홍역에 감염된 사실을 확인하고 휴강에 들어가는 등 지난달 중순 이후 홍역으로 휴교한 대학이 늘고 있다. 또 도쿄의 초·중·고교들에서도 홍역이 발생해 수 백 명이 감염됐고, 여러 학교가 휴교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일본의 홍역 발생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정보수집에 집중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고운영 예방접종관리팀장은 24일 "일본 후생노동성의 담당자를 통해 일본의 홍역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건당국이 이처럼 이웃나라의 홍역에 화들짝 놀라고 있는 것은 국내에서도 최근 들어 홍역 환자가 느는 조짐을 보이면서 퇴치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국가 홍역 관리에 빨간불이 켜졌기 때문이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실제로 올해 4월 중순 이후 검사 의뢰된 홍역의심환자 12명 중에서 10명이 혈청검사에서 홍역 IgM 양성으로 나와 홍역환자로 확진되는 등 홍역이 고개를 드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대대적으로 펼친 국가홍역퇴치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해 2002년 이후부터 지금까지 인구 100만 명 당 홍역환자 1명 이하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까지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정한 홍역 퇴치 기준을 충족시키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의 경우도 25명의 홍역환자만 발생해 홍역 퇴치 국가 지위를 지켰다.

질병관리본부는 "홍역은 그 어떤 전염병보다 전염성이 강하다"며 "생후 12~15개월의 영아와 4~6살의 소아는 반드시 예방접종을 받아야 하고, 아울러 발진과 동시에 섭씨 38도 이상의 발열을 보이는 홍역 의심 환자가 방문했을 때는 즉시 보건당국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7일 서태평양지역 국가로는 처음으로 국가 홍역 퇴치 선언을 했다.

우리나라는 2000년, 2001년 홍역이 전국적으로 크게 유행하면서 5만 명 이상의 환자가 발생하고, 7명이 숨지는 등 막대한 사회적 비용이 초래되자 2001년 '국가 홍역퇴치 5개년 계획'을 세워 2005년까지 홍역을 퇴치하는 수준으로 관리하기로 하고 대대적인 홍역퇴치 사업을 벌여왔다.

이를 통해 정부는 2001년 초등학교 입학 예정 아동들의 홍역 예방접종을 의무화하고, 570여 만 명을 대상으로 '홍역 일제 예방접종'이라는 특단의 조치를 취해 당시 대유행하던 홍역을 조기 종식시키는데 성공했었다.

2005년 현재 우리나라의 홍역환자 발생 수는 7명으로, 일본 8752명(2004년), 중국 12만4219명(2005년) 등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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