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들 '불심잡기' 경쟁

  • 입력 2007년 5월 24일 15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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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대선주자들이 24일 불기 2551년 부처님 오신 날을 맞아 조계사에서 열린 봉축 법요식에 대거 참석했다.

대선주자들은 이날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을 삼간 채 한결같이 자비와 은혜가 온 누리에 퍼지기를 기대한다는 메시지를 남기면서 불심(佛心) 잡기 경쟁에 나섰다.

이날 법요식 내빈석에는 김근태 정동영 전 열린우리당 의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이 앉았지만 별다른 대화도 나누지 않는 서먹한 모습을 연출했다.

특히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의 중간에 앉아 있던 정 전 의장이 다소 쑥스러운듯 두 사람에게 "자리를 바꿔드릴까요"라고 물었지만 아무런 반응이 없자 그냥 앉아있는 모습도 보였다.

한나라당 이명박 전 시장은 봉축식 참석 직전 기자들과 만나 "어려운 때이니 부처님의 자비가 온 국민과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짧은 말을 남겼다. 그는 행사가 끝난 후 곧바로 대구로 이동, 지역사찰인 동화사를 방문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부처님은 일생을 정도와 진리에서 떠나지 않는 삶을 사셨다. 부처님의 일생 자체가 설법이라는 글을 감명깊게 읽었다"며 "부처님의 삶을 본받아 진리에서 떠나지 않는 삶을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범여권 주자들도 1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장에서 만난 이후 일주일 여 만에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김근태 전 의장은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들이 함께 하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며 "아울러 사회적으로 심각한 양극화를 극복하는 부처님 오신 날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고, 정동영 전 의장은 "부처님의 자비가 온누리에 퍼져 모든 분들이 성불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손학규 전 지사는 "부처님의 자비와 광명, 화해상생의 뜻을 담아 융화동진(融和同進·모두 화합해 함께 전진함)의 뜻을 이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김근태 전 의장이 전날 제안한 연석회의 참여 여부를 묻는 질문에는 "오늘은 부처님 오신 날이니까…"라며 언급을 피했다.

최근 정치행보를 본격화한 추미애 전 민주당 의원은 "인간의 욕망과 욕심을 버리고 사랑으로 민족과 국가를 키우는 하나됨의 정신이 오늘 필요하다"면서 "통합도 부처님의 말씀을 되새겨 욕심을 버리고 자비심을 채우는 자세에서 시작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김혁규 천정배 김원웅 신기남 의원과 김두관 전 최고위원 등 범여권 주자들이 조계사를 찾아 부처님 오신 날의 의미를 되새겼고 민주노동당에서는 권영길 노회찬 심상정 의원 등 당내 대권주자 3인이 참석했다.

이날 법요식에는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열린우리당 정세균 의장, 중도개혁통합신당 김한길 대표, 민주당 박상천 대표, 민주노동당 문성현 대표, 국민중심당 심대평 대표 등 주요 정당대표들도 참석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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