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주소 입력 실수를 아이템으로” 한인 이민2세 대박

  • 입력 2007년 5월 24일 02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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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을 ‘.cm’ 잘못 입력하면 광고사이트 연결되게

기발한 아이디어로 3억 달러(약 2800억 원)를 벌어들여 인터넷 재벌로 성장한 한국계 캐나다 이민 2세가 있다. 미국 CNN 방송의 자매 경제지 ‘비즈니스 2.0’이 22일 가장 영향력 있는 닷컴계의 거물로 보도한 케빈 함(37·사진) 씨가 그 주인공.

함 씨의 사업 방식은 성공한 다른 인터넷 사업가들과는 전혀 달랐다. 부주의로 닷컴 주소를 잘못 적는 전 세계의 수천 만 누리꾼이 그의 수익원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그가 소유한 아고가닷컴(www.agoga.com). 그는 누리꾼들이 ‘.com’으로 끝나는 사이트를 방문하기 위해 주소를 입력하다 실수로 ‘.cm’이라고 친다는 사실에 착안했다. 어느 국가에서 어떤 주소를 치든지 간에 ‘.cm’만 치면 자동적으로 연결되는 아고가닷컴을 만들었다. 실제로 ‘beer.cm’이라는 주소를 입력하면 자동적으로 아고가닷컴이 열리고 그 페이지에 실린 맥주 관련 광고나 링크 사이트를 만나게 된다. 이후 실수한 누리꾼이 아고가닷컴 내에서 클릭하는 숫자 하나하나가 함 씨에게 돈을 안겨 준다.

함 씨는 자신의 독특한 아이디어를 실현하기 위해 1년 전 카메룬으로 날아가 정부 총리와 직접 대면했다. ‘.cm’이 카메룬의 국가 최상위 도메인이기 때문. 그가 로비로 얼마를 썼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결국 카메룬 정부로부터 ‘.cm’ 사용권을 획득하는 데 성공했다.

잡지는 ‘.co’를 국가 최상위 도메인으로 사용하는 콜롬비아나 ‘.om’을 사용하는 오만도 함 씨의 공략 대상이라고 전했다.

도메인 대량 소유도 함 씨의 또 다른 주요 소득원. 그는 2000년부터 지금까지 무려 30만여 개의 도메인 주소를 사들였다. 지금도 매일 30∼100개씩 사들이고 또 팔아넘긴다.

각종 사업으로 함 씨가 한 해 벌어들이는 소득은 약 7000만 달러(약 650억 원). 그는 1998년 브리티시컬럼비아대 의학과를 졸업했지만 우연히 웹사이트 구축에 재미를 붙이면서 온라인 사업가로 변신했다. 현재 함 씨는 캐나다 밴쿠버의 27층 빌딩을 통째로 빌려 150여 명의 직원과 인터넷 검색도구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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