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대선출마 가시화…한명숙-김혁규 민감한 반응

  • 입력 2007년 5월 24일 02시 58분


코멘트
이해찬 전 국무총리는 22일 열린우리당 ‘친노(親盧·친노무현)’ 386 의원 7명과의 만찬 회동에서 대선 출마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지만 범여권 통합 및 대선 국면에서 자신의 역할론을 피력했다는 후문이다. 가시적인 대선 출마 움직임을 보인 것이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 전 총리가 현재 관망하고 있지만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는 것 같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친노 의원 및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 등 비슷한 지지 기반 위에서 출발해야 하는 ‘친노 대선주자’인 한명숙 전 국무총리, 김혁규 의원, 그리고 이 전 총리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 전 총리와 김 의원 측은 “판이 커지는 건 좋은 일”이라는 반응이지만 속내는 좀 다르다는 관측이다.

이 전 총리가 충청권(충남 청양) 출신인 데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관계도 좋기 때문에 다른 두 주자보다 비교우위에 있는 것 아니냐는 세평이 있기 때문이다.

한 전 총리의 한 측근은 “이 전 총리가 출마를 선언한다 해도 한 전 총리에게 큰 영향을 끼치지는 않을 것”이라며 “두 사람은 대체재가 아니라 보완재”라고 말했다.

그러나 다른 측근은 “이 전 총리가 지금 대선 출마를 선언할 시기가 아니지 않느냐”며 반길 일만은 아니라는 반응이다. 특히 이달 말로 예정된 한 전 총리의 대선 출마 선언 이전에 당 안팎의 관심이 이 전 총리에게 집중될 것을 우려하는 기색도 엿보인다.

김 의원 측도 내심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과 이 전 총리는 묘한 인연이 있다. 2004년 고건 당시 총리 후임으로 김 의원이 내정됐지만 한나라당의 반대로 총리 임명이 무산됐고 그 자리에 이 전 총리가 오른 것.

김 의원은 올해 3월 이 전 총리와 독대해 대권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이 이 전 총리에게 “대선에 뜻이 있으면 돕겠다”고 하자 이 전 총리가 “나는 다음 대통령의 시대정신과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전 총리가 3월 이후 북한과 미국을 잇달아 방문하고 한반도 4단계 통일방안을 내놓는 등 대선 출마의 길로 접어들자 긴장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편 노 대통령과 가까운 신기남 의원도 23일 “진보노선을 이끄는 리더가 될 수 있는지 고민 중이다. 6월 초면 결정적 시기가 오지 않겠느냐”며 대권 도전 의사를 내비쳤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