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번째 경매인데 이번만큼 관심이 쏟아진 적이 없어요. 온라인을 통해 행사 소식을 알리자마자 화랑 등에서 참석 문의가 쏟아졌거든요. 경매에서는 자체적으로 정한 상한가 50만 원을 훌쩍 뛰어넘어 120만 원에 낙찰된 작품도 나왔어요.”
공동체의 운영자 김남희 씨의 설명이다.
22일 서울 종로구 평창동 서울옥션 경매에서 박수근 화백의 유화 ‘빨래터’(37cm×72cm)가 국내 경매 사상 최고가인 45억2000만 원에 낙찰되는 등 미술품 경매가의 고공 행진이 거듭되고 있다. 열풍은 작고한 유명 화가나 원로 화가를 넘어 젊은 작가들의 작품에까지 불고 있다.
평창동의 G갤러리 큐레이터는 “요새 메이저급 갤러리들이 젊은 작가들을 싹쓸이해 간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한국화랑협회가 추산한 지난해 미술 시장 규모는 약 3000억 원. 올해는 시장 규모가 이보다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의 팽창이 미술계의 토양을 단단하게 할 것이라는 긍정론과 함께 최근의 열풍이 ‘기형적’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선 지적되는 것은 원로, 소장 작가를 막론하고 극소수 작가의 가격만 급상승하는 ‘쏠림 현상’이다.
미술평론가 정준모(50) 씨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작품을 눈으로 보고 사는 게 아니라 귀로 듣고 사려는 사람이 많아서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자기 안목을 키워 미술품에 투자하는 미술 애호가 층도 확대되고는 있지만 해외 경매 가격과 소문만 듣고 투기성으로 미술 경매 시장에 뛰어드는 사람이 많아지면서 일부 작품만 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것이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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