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현대판 노예’ 1만8000명…한국인 등 밀입국 비용 못내

  • 입력 2007년 5월 23일 19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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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과 더 나은 삶을 보장한다는 말에 속아 미국 국경을 넘은 멕시코 여성들. 그러나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비참한 현실이었다. 성매매업소에 팔려 강제로 일했지만 돈 한 푼 받지 못했다. 늘 감시와 폭력에 시달렸고 외출도 마음대로 할 수 없었다.

미국 ABC방송 인터넷판은 22일 '현대판 노예'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미국에서 성행하는 노예거래의 실상을 조명했다.

멕시코 출신의 호세 마르티네스 씨는 밀입국 비용을 내지 못해 350달러에 미국 플로리다의 토마토 농장에 팔려갔다. 트레일러에서 먹고 자며 하루 종일 일만 했다. 도망치다 걸리면 악어밥이 될 거라는 협박에 시달렸다.

미 정부에 따르면 이같은 미국 내 인신매매 피해자는 1만8000명. 한국을 비롯한 72개국 출신들로 대부분 '아메리칸 드림'을 안고 미국을 건너 온 사람들이다.

2001~2006년 미 법무부가 인신매매 혐의로 기소한 사람은 360명으로 1995~2000년의 3배에 이른다. 미 당국에 의해 확인된 인신매매 조직만 수십 개, 시장규모는 수십 억 달러로 추산된다.

재미교포 1.5세인 완 J 김(김완주) 미 법무부 민권 담당 차관보는 "가난과 낮은 교육수준에서 비롯되는 절망적인 현실이 많은 사람들을 현대판 노예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재영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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