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경북도서 연수 멕시코 공무원 뮤노스테헤라 씨

  • 입력 2007년 5월 23일 07시 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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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용(龍)’을 직접 느끼고 싶었습니다.”

경북도 통상외교팀에서 연수를 하고 있는 카를로스 파비안 뮤노스테헤라(28·사진) 씨는 22일 “공무원 교류 소식을 듣고 적극 지원해 경북으로 오게 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동남아시아나 중국, 일본 등의 공무원이 한국 지방자치단체에 파견되는 사례는 많지만 중앙아메리카에 있는 멕시코의 공무원이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연수를 하기는 처음이다.

뮤노스테헤라 씨는 멕시코 수도인 멕시코시티에서 북쪽으로 자동차로 4시간 거리에 있는 과나후아토 주(州)정부에 근무하다 국제교류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달 중순 6개월 일정으로 경북도에 왔다.

인구 500만 명이 사는 과나후아토 지역은 멕시코 내에서 고대 마야 및 아스텍 문명의 유적이 많은 곳으로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문화유적지.

경북도에 근무한 지 이제 한 달 남짓 됐지만 ‘다부지게’ 한국을 배우고 있다.

호주머니에 넣어 다니는 수첩에는 한국어가 빼곡히 적혀 있다. 한 달 만에 기본적인 한국어를 자연스레 구사할 정도가 됐다.

그는 “멕시코에서는 한국이 세계적인 경제대국으로 꽤 알려져 있다”며 “포스코 포항제철소와 경주 일대를 둘러보니 경제 발전뿐 아니라 역사 문화적으로도 매력적인 곳 같다”고 말했다.

멕시코와 한국은 음식이 꽤 다른데도 그는 벌써 된장찌개와 김치를 즐겨먹는다.

그는 “평소 위장이 좋지 않아 약을 먹곤 했는데 한국 음식을 먹고부터 속이 무척 편해졌다”며 한국 음식 예찬론자가 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대구의 한 교습소에서 수지침을 배우는 데도 열성이다. 수년 전 아버지의 얼굴에 마비현상이 온 뒤 침으로 효과를 본 적이 있어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한다.

멕시코 하면 떠오르는 전통술 테킬라와 선인장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멕시코에서는 선인장을 양파 등에 버무려 한국의 김치처럼 먹는다고 소개했다.

2년 전 결혼한 그는 인터넷으로 아내와 이야기를 주고받으며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그는 “최근 아내가 ‘한국에 빨리 오고 싶다’며 울었다”면서 “6월 중순엔 아내와 함께 한국 생활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경북도는 그가 멕시코에 경북을 알리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과나후아토 주와 자매결연을 추진할 계획이다.

경북도 이병환 통상외교팀장은 “멕시코는 경북도 내 중소기업들의 수출시장으로 매우 중요한 곳”이라며 “과나후아토 주와 적극적인 교류협력을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멕시코의 교역 규모는 2004년 현재 30억 달러 수준으로 그렇게 많지 않지만 매년 교역물량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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