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실 통폐합]김창호 - 윤승용 - 양정철 ‘합작’

  • 입력 2007년 5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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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정부가 발표한 기자실 통폐합 방안은 청와대 홍보라인과 국정홍보처의 합작품이다.

실무 초안은 국정홍보처 홍보협력단(단장 방선규)이 마련했으며 김창호 국정홍보처장과 윤승용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 양정철 대통령홍보기획비서관 등 현 정부 ‘언론 정책 3인방’이 기자실 통폐합의 수위와 기준 결정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 비서관은 이번 기자실 통폐합 문제에 대해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그동안 주류 언론을 공격하는 데 앞장서며 끊임없이 갈등을 빚어 온 대표적인 청와대 내 ‘매파’로 분류된다.

한국외국어대 재학 중 자민투(반미자주화 반파쇼 민주화투쟁위) 위원장, 한국외국어대 학보 편집장, 대학신문기자연합회 회장을 지낸 그는 1988∼1994년 전국언론노조연맹 언론노보 기자를 했다.

양 비서관은 1994년 나산그룹 홍보실을 거쳐 1995∼1997년 한보사태(1997년 1월 한보철강 부도 및 이와 관련된 권력형 금융 부정사건) 때 한보그룹에 근무하며 기자들에게 로비를 하기도 했다. 양 비서관은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에 근무하다 내부 정보 유출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됐다가 청와대 근무 후 1심 승소에 이은 서울고법의 조정으로 2억여 원을 배상받았다.

KBS KT가 대주주인 스카이라이프는 청와대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소유구조를 갖고 있다.

양 비서관은 2005년 8월 삼성그룹에 대통령이 참가하는 행사의 비용 문제 등을 ‘협의’한 사실이 드러나 결국 ‘공개사과’를 하기도 했다. 또 유진룡 전 문화관광부 차관에게 인사 청탁을 했다는 의혹에 휘말리기도 했다.

서울대 철학과 박사 출신인 김창호 처장은 1994년 중앙일보 학술전문기자로 기자 생활을 시작한 뒤 문화부 차장을 거쳐 논설위원을 지냈다. 2005년 2월 명지대 디지털미디어학과 부교수로 임용됐지만 몇 주 뒤 국정홍보처장 자리를 제의받자 휴직계를 내고 처장에 부임했다. 김 처장의 발탁 배경에는 이호철 대통령국정상황실장 등 청와대 386들과의 막역한 친분 관계도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윤승용 수석은 1985년 한국일보에 입사해 사회부장, 정치부장 등을 지냈다. 현 정부 출범 후 2005년 9월 국방홍보원장에 부임했으며 지난해 12월 청와대에 합류했다. 한편 이번 기자실 통폐합과 관련해 청와대와 국정홍보처 사이에도 상당한 의견 차이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고위 공무원은 “실무안은 국정홍보처가 주도적으로 마련했지만 사실상 결정이나 방향은 청와대가 정한 것으로 안다. 청와대의 통폐합 수위가 발표안보다 더 높았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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