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면몰수 티격태격…“부시정권 최악” “갈수록 시대에 뒤쳐져”

  • 입력 2007년 5월 23일 0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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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과 백악관 사이에 독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카터 전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서자 백악관도 되도록 전임 대통령을 비판하지 않는다는 전통적 불문율을 깨고 맞대응하고 나섰다.

카터 전 대통령은 19일 ‘아칸소 데모크래트 가제트’지와의 인터뷰에서 “조지 W 부시 행정부가 사상 최악”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나를 가장 근심케 하는 것은 (부시 정권이)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을 비롯해 역대 정부가 내세웠던 미국의 가치를 뒤집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카터 전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다음 날 토니 프라도 백악관 부대변인은 “카터 전 대통령의 무모한 인신공격을 애석하게 생각하며 이런 발언으로 그가 갈수록 시대에 뒤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은 백악관의 이러한 강한 반발은 전임 대통령을 존중하는 전통에 구애받지 않겠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파장이 일파만파로 커지자 카터 전 대통령은 20일 NBC방송에 출연해 “닉슨이 외교정책에서 아주 훌륭했다는 것을 말하려 했을 뿐 특정 대통령을 비난하거나 역대 정부와 비교한 것은 아니다”며 “아마 부주의했거나 잘못 해석된 것”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프라도 백악관 부대변인도 카터 대통령의 ‘해명성 발언’이 나온 뒤 “이번 일은 단어를 주의 깊게 고르는 일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 준다”며 화해 제스처를 보냈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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