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악가들의 꿈을 이룬 콘서트홀”

  • 입력 2007년 5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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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고양아람누리 음악당 개관기념 음악회를 여는 테너 최상호, 지휘자 장윤성, 알토 장현주, 베이스 최현수 씨(왼쪽부터). 고양=김미옥  기자
31일 고양아람누리 음악당 개관기념 음악회를 여는 테너 최상호, 지휘자 장윤성, 알토 장현주, 베이스 최현수 씨(왼쪽부터). 고양=김미옥 기자
4인의 음악가, 고양아람누리 음악당에 모이다

경기 고양시 고양아람누리 음악당의 개관기념 음악회가 예매 시작 3주 만에 700여 장이 예매됐다. 기업단체가 아닌 모두 일반관객의 예매란 점에서 주목된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와 국립합창단, 4명의 국내 독창자가 서는 무대인데 사람들의 관심은 웬만한 해외 오케스트라급이다.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을 능가하는 음악 전용홀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31일 오후 8시 열리는 베토벤 ‘장엄미사’와 교향곡 9번 ‘합창’ 공연을 앞두고 지휘자 장윤성, 알토 장현주, 테너 최상호, 베이스 최현수(소프라노 이화영은 빠짐) 씨와 아람누리에서 만났다. 성악가들은 무대에서 노래를 불러 음향을 체크해 본 뒤 “성악가에겐 홀이 악기인데, 제대로 된 콘서트홀을 만났다”고 입을 모았다.

“국내 공연장은 대부분 부챗살 모양이에요. 객석에 보다 많은 사람을 넣을 수 있기 때문이죠. 음향효과가 나빠 성악가들은 목이 쉴 때까지 소리를 질러야 하지요. 그러나 여기선 작은 호흡으로 만들어내는 ‘피아니시모(매우 여리게)’의 아름다움을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최현수)

1149석의 아람누리 음악당은 세로 모양의 직사각형 홀이다. 객석 수보다 음향효과를 위해 선택한 구조다. 베토벤의 ‘장엄미사’와 교향곡 9번 ‘합창’은 오케스트라, 합창단, 솔리스트가 어우러져 홀을 꽉 채우는 음향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레퍼토리다. 음악평론가 이순열 씨는 두 곡에 대해 “피를 토하듯 고통스러우면서도 환희에 넘치는 열기를 뿜으면서 하늘로 승천하는 베토벤의 절창”이라고 표현했다.

‘장엄미사’는 베토벤이 루돌프 대공의 추기경 취임을 경축하기 위해 썼던 작품. 진정한 교회음악을 작곡하기 위해 베토벤이 중세시대 수도승들의 성가를 연구한 뒤 교향악적 표현을 총동원해 작곡한 걸작이다. 그러나 교회음악이라는 이유로 국내 음악 홀에서는 거의 연주되지 않으며, 교향곡 ‘합창’도 최근에는 들뜬 분위기의 연말 송년음악으로 전락해 깊이 있는 감상은 잘 이뤄지지 않았다.

지휘자 장윤성 씨는 “베토벤이 시대를 뛰어넘는 의무감과 희열에 가득 차 써 내려갔던 두 작품을 한꺼번에 만날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1만∼5만 원. 1577-7766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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