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141경기 만에 130만 돌파 ‘제2의 르네상스’ 오나

  • 입력 2007년 5월 22일 0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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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팬들이 돌아오고 있다.

1995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500만 관중을 돌파한 뒤 하향곡선을 그리다 2004년 230만 명까지 관중이 급감했던 프로야구에 다시 ‘봄’이 찾아왔다. 전체 504경기 중 141경기(28%)를 마친 21일 현재 지난해보다 23%나 증가한 130만6922명(평균 9269명)의 야구팬이 야구장을 찾았다. 20일 경기에서는 8만8624명의 팬이 4개 구장을 메워 역대 하루 최다 관중 2위를 기록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11년 만의 400만 관중 돌파’가 꿈이 아니다.

○치열한 순위 싸움… 롯데 선전 한몫

요즘 프로야구는 연일 전쟁이다. 선두 SK를 제외하면 자고 나면 순위가 바뀐다. 21일 현재 2위 한화와 8위 현대와의 승차는 4경기에 불과하다. 특히 ‘관중 동원의 바로미터’ 롯데의 초반 선전이 관중몰이의 기폭제가 되고 있다.

롯데는 1991년 사상 최초로 시즌 100만 관중을 돌파했다. 당시 정규시즌 성적은 4위.

1995년 정규시즌 2위를 했을 때도 118만 명이 야구장을 찾았다. 이후 롯데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꼴찌만 6번 했다. 7위로 마친 작년 총관중은 44만1133명(평균 7002명).

하지만 21일 현재 공동 4위에 올라 있는 롯데는 이미 30만 관중을 넘어 평균 관중이 1만6147명에 이른다. 지난해 동일 경기 수와 대비해 37% 증가. 초반이긴 하지만 작년 전체 평균 관중에 비해서는 2.3배로 증가한 수치다. 선두 SK(평균 9108명)는 동일 경기 수 대비 25%가 늘었고 3위 LG(평균 1만5865명)는 40%, 공동 4위 두산(평균 1만4519명)은 21%가 늘었다. 잠실, 사직, 문학 모두 수용 인원이 3만 명을 넘는다. 큰 구장을 가진 팀들이 잘나가니 관중이 늘어난다.

○라이벌 경쟁 후끈…‘U턴파 효과’도

이승엽(요미우리)의 일본 진출 이후 한동안 스타 부재에 시달렸던 국내 야구는 그동안 실력을 갈고 닦은 토종 스타들의 기량이 꽃을 피우면서 볼거리를 주고 있다.

타격 부문에선 김태균(한화)이 홈런 11개를 터뜨려 지난해 홈런왕인 이대호(롯데·9개)와 ‘거포 대결’을 펼치고 있다. 노장 양준혁(삼성)은 12개로 홈런 선두를 달리며 ‘최고령 홈런왕’에 도전장을 내민 상태. 투수 쪽에서는 2년차 ‘괴물’ 류현진(한화)이 주춤한 가운데 김광현(SK), 임태훈(두산) 등 신인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기 시작해 흥미를 끈다.

‘U턴파 효과’도 쏠쏠하다. ‘빅초이’ 최희섭(KIA)의 데뷔전이 열렸던 19일 잠실은 올 시즌 처음으로 매진됐다. 봉중근(LG), 최향남(롯데) 등 미국프로야구에서 활약했던 선수들을 보기 위해 야구장을 찾는 팬도 많다. 박찬호 김병현 등 메이저리거들의 활약이 예전만 못한 것도 상대적으로 국내 야구의 인기 회복에 도움을 줬다는 것이 야구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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