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인공태양 달아 오른다

  • 입력 2007년 5월 22일 02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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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학원 플라스마 물리연구소의 인공태양 실험장치 EAST.
중국과학원 플라스마 물리연구소의 인공태양 실험장치 EAST.
“인공태양의 꿈은 반드시 실현될 수 있습니다. 시간 문제일 뿐입니다.”

중국과학원 플라스마물리연구소 우쑹타오(武松濤·45) 부소장은 17일 안후이(安徽) 성 허페이(合肥) 시에 자리 잡은 연구소를 찾은 50여 명의 베이징(北京) 주재 외신기자들에게 이렇게 말했다.

‘꿈의 차세대 에너지’로 불리는 ‘인공태양’을 개발하려는 중국의 꿈이 점차 영글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2월 완성한 ‘초전도 토카막 핵융합 실험장치(EAST)’에서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두 차례에 걸쳐 방전실험에 성공했다. 이어 2월엔 핵융합 원격조종에 따라 5초에 25만 A(암페어)의 전류를 얻는 데 성공했다.

뒤늦게 출발한 중국의 인공태양 연구가 본격적인 궤도에 오른 셈이다. 1978년 9월 설립된 플라스마연구소가 이날 처음으로 다수의 외신기자를 초청한 것도 이런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다.

중국의 인공태양 실험장치인 EAST는 2000년 10월 건설하기 시작해 지난해 2월 완성했다. 세계에서 네 번째로 만들어진 높이 10m, 직경 8m의 토카막 실험 장치다. 공식 투자액은 1억6500만 위안(약 200억 원)이지만 실제로는 약 3억2000만 위안이 들었다고 우 부소장은 소개했다.

인공태양 실험장치가 위치한 곳은 허페이 시 서북쪽 외곽의 ‘과학의 섬(科學島)’. 실제로는 둥푸(董鋪) 호수로 길게 뻗어 나온 반도지만 외부와 완전히 격리된 데다 무장 공안이 24시간 출입자를 일일이 체크하는 등 고립된 섬이나 마찬가지다. 중국 정부가 이 연구소를 얼마나 중시하고 보안에 신경을 쓰는지 한눈에 알 수 있다.

인공태양 실험이 성공해 상용화되면 연간 3조 kWh에 이르는 소비전력 등 에너지 문제를 일거에 해결할 수 있다. 바닷물 1L만 있으면 휘발유 300L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매년 인공태양 연구에만 1억5000만∼2억 위안씩 투입하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순간온도를 5500만 도까지 올리는 데 성공했지만 인공태양이 성공하려면 고온뿐 아니라 플라스마의 밀도, 지속 시간 등 세 가지가 모두 기준목표에 도달해야 한다.

미국과 일본 유럽은 4억∼5억 도가량의 순간온도를 얻는 데 이미 성공한 상태다. 아직은 여전히 후발주자인 셈이다. 올해 8월 완공되는 한국의 ‘차세대 초전도 핵융합장치(KSTAR)’는 중국의 EAST보다 훨씬 우수하다. 최첨단 시설인 KSTAR가 완공되면 한국 역시 3억∼5억 도의 순간온도를 얻는 것은 시간문제다.

우 부소장은 이런 격차를 의식했는지 “미국과 일본 유럽은 30년 안에 인공태양을 상용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은 50년 가까이 소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허페이=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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