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긴축에도 불구하고 사상

  • 입력 2007년 5월 21일 21시 2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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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정부의 긴축정책에도 불구하고 21일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중국의 견고한 경제 성장이 지속될 것이란 기대감 때문이다.

이날 서울증시에서 코스피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15.95포인트(0.99%) 오른 1628.20으로 거래를 마쳤다. 직전 최고치인 17일의 1615.58을 2거래일 만에 다시 뛰어넘은 것.

코스피지수는 개장초 중국 정부가 지난 주말 발표한 금리인상과 위안화 환율 변동폭 확대 등 긴축정책의 영향으로 하락세로 출발했으나, 중국 상하이(上海)종합지수가 반등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국내 증시도 오름세로 돌아섰다.

업종별로도 중국 수혜주로 꼽히는 현대중공업(7.64%)과 삼성중공업(7.21%)이 급등한 것을 비롯해 운수장비(4.75%), 해운·항공이 포함된 운수창고(3.19%), 비금속광물(2.33%) 등이 상승세를 주도했다.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닛케이평균주가와 대만 자취안지수도 각각 0.90%, 1.34% 오르는 등 아시아 증시도 동반 상승세를 탔다.

●중국 경제 성장, 한동안 지속될 것

이날 국내 증시의 관심은 개장과 함께 중국 증시에 쏠렸다.

중국 정부가 18일 2006년 8월 이후 처음으로 금리와 함께 지급준비율을 올린 데 이어 2005년 7월 이후 처음 위안화 변동 폭까지 확대하는 등 강도 높은 긴축정책을 한꺼번에 쏟아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한투자증권 소재용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주가 반등에 대해 "증시는 중국 정부의 대출금리 인상 폭이 과거보다 낮은 0.18포인트에 불과했다는 점에 더 의미를 두고 있다"며 "중국 정부도 지나친 경기 위축이나 경제 성장의 둔화를 원치 않는다는 신호로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 정부의 긴축 정책 발표 이후 미국 증시가 오른 것도 '불확실성의 해소' 정도로 받아들였다는 것이다.

실제 이날 중국 상하이지수도 전날보다 1.04% 오른 4072.23에 거래를 마쳤다.

한화증권 측은 "중국의 1분기(1~3월)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지난해(10.7%)보다 높은 11.1%로 나타난 데다 2분기(4~6월)의 각종 지표도 긍정적"이라며 "주식시장이 물가상승 압력을 낮추고 유동성을 줄이려는 중국 정부의 정책보다는 견실한 실물 경제의 성장에 주목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갈수록 심화되는 한·중 증시 동조화

한편 올해 국내 증시는 갈수록 중국 증시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대신증권이 코스피지수와 중국 상하이지수, 미국의 다우존스산업지수와의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중국과는 '최근 12개월' 동안의 상관계수가 0.17인 반면, '최근 1개월'은 0.75로 높아졌다. 같은 기간 미국과의 상관관계 지수는 0.46에서 0.19로 낮아졌다.

상관계수는 1에 가까울수록 같은 방향으로 유사하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대신증권 구희진 리서치센터장은 "과거 한국 증시의 구심점이 미국 소비에 영향을 받는 정보기술(IT) 자동차 등에서 최근엔 중국의 산업수요에 따라 움직이는 소재 산업재(철강 기계 화학 등)로 옮겨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선임 연구원은 "2006년 중국 증시는 103% 올랐지만, 한국은 보합세에 머물러 증시 자체의 상관관계를 말하기는 어렵다"며 "한국 증시는 중국 증시보다는 중국의 실물 경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나연기자 laros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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