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코트 신화’ 끝… 나달, 세계 1위 페데러에 무릎

  • 입력 2007년 5월 2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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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니스 황제’ 로저 페데러(26·스위스)에게 클레이코트의 붉은색은 패배를 상징하는 색깔이었다. 고개를 숙인 채 흙먼지를 잔뜩 뒤집어쓴 운동화와 양말을 쳐다보며 씁쓸하게 코트를 빠져나오곤 했다.

반면 그의 라이벌인 ‘왼손 천재’ 라파엘 나달(21·스페인·사진)은 2년 넘게 클레이코트에서 패배를 몰랐다.

그러던 페데러가 마침내 나달을 무너뜨리며 지긋지긋한 악연을 털어냈다.

20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끝난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함부르크 마스터스 시리즈 단식 결승.

세계 1위 페데러는 클레이코트에서 5전 전패에 빠져 있던 2위 나달에게 2-1(2-6, 6-2, 6-0)로 역전 우승했다.

하드, 잔디 등 코트 표면을 통틀어 사상 최다인 클레이코트 81연승을 질주했던 나달은 페데러에게 발목을 잡히며 마스터스 시리즈 3연승에 실패했다. 나달이 클레이코트에서 진 것은 2005년 4월 8일 이후 처음이다.

페데러는 지난달 몬테카를로 마스터스 시리즈 결승에서 나달에게 져 준우승에 머문 것을 포함해 최근 4연속 무관에 그쳐 슬럼프가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다.

페데러는 27일 역시 클레이코트에서 개막되는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프랑스오픈 우승 전망을 밝게 했다. 4대 메이저대회 가운데 유일하게 이 대회 타이틀만 없는 페데러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나달은 프랑스오픈 3연패를 노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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