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심해탐사 업체인 오디세이 마린 엑스플러레이션사는 18일 대서양 심해에서 17세기 금화 수백 개와 은화 50만 개, 보석류 등 총 17t의 보물을 인양했다고 밝혔다. 이 보물은 현재 미국 내 안전한 곳에 보관되어 있다고 회사 측은 덧붙였다.
지금까지의 최대 보물선은 1985년 미국 플로리다 인근에서 발견된 스페인 보물선으로 4억 달러 규모였다.
오디세이의 그레그 스템 공동회장은 “발견된 보물의 상태가 매우 좋다”며 “50만 개 이상의 동전은 수집가와 투자가들에게서 개당 평균 1000달러 이상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감식에 참여한 희귀 동전 전문가들도 “400여 년 전 동전이 이렇게 많이 발견되리라고는 예상치 못했다”며 가치가 매우 높다고 평가했다.
스템 회장은 ‘보안 문제’로 난파선의 국적이나 정확한 인양 위치는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기록으로 볼 때 400년 이상 된 선박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고만 밝혔다.
그러나 이 보물이 순조롭게 오디세이사의 소유로 낙착될 것 같진 않다. 영국과 스페인은 이 보물선이 1694년 지브롤터 해협에서 폭풍우로 난파한 영국 배 서섹스호가 확실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난파 지역은 스페인 영해, 국적은 영국이다.
스페인 문화부는 20일 성명을 내고 “오디세이사의 발표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1월 오디세이 측에 서섹스호 탐사를 위해 스페인 영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허가했다는 것. 스페인 당국은 “탐험을 허용했을 뿐 인양은 허용하지 않았다”며 “스페인 유산을 훔쳤을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디세이사와 서섹스호 인양 계약을 맺은 영국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서섹스호가 인양돼 4500만 달러 이하가 나오면 영국 정부가 20%를, 4500만 달러와 5억 달러 사이면 50%, 5억 달러 이상이면 60%를 갖기로 한 계약 때문.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공해상에서 발견됐기 때문에 소유권은 오로지 회사에 귀속된다”며 자세한 정보를 밝히지 않았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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