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샘비대증 환자 제때 관리 않으면 방광암 위험 2배

  • 입력 2007년 5월 21일 03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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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립샘비대증 환자가 요로질환을 제때 관리하지 않으면 방광암에 걸릴 위험이 정상인에 비해 최대 2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방광암은 여성보다 남성 환자가 4배나 많으며 흡연자와 염색·가죽공장에서 일하는 특정 직업인에게서 잘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과 강대희 교수는 스웨덴에서 전립샘비대증으로 입원한 환자 7만9280명을 대상으로 암 발생률을 추적 조사한 결과 요로결석이나 감염 등 비뇨기 질환이 있으면 발생률이 최대 2배까지 높아진다고 20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암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 ‘영국암저널’ 인터넷판 5월 7일자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스웨덴 입원 환자 명부에서 1964∼1983년 전립샘비대증으로 입원한 환자 7만9280명을 대상으로 국가 암 등록자료 및 사망 자료를 1989년까지 추적해 관찰한 결과 관찰 기간이 4년 이상인 환자 가운데 506명이 방광암 진단을 받은 것을 확인했다.

내시경으로 전립샘을 절제해 막혀 있는 요도를 뚫어 주는 ‘경요도 전립샘절개술(TURP)’을 받은 전립샘비대증 환자는 일반인에 비해 방광암 발생 위험이 수술 후 4∼6년에는 20% 증가했고 기간이 길어질수록 높아져 7∼9년에는 30%, 10∼26년에는 50%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전립샘비대증이 생기면 요도가 막히면서 방광 속에 오줌이 정체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방광이 발암 물질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기 때문에 방광암이 더 잘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전립샘비대증 자체가 방광암 발생 위험을 증가시킨다기보다는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거나 요로결석, 감염 등 다른 비뇨기 질환이 있는 사람에게 방광암 발생이 크게 증가했다”며 “50세 이상 남성은 전립샘비대증의 조기 발견을 위해 혈액검사를 통한 정기 검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방광암의 대표적인 자각증세는 통증이 없는 피오줌이다. 오줌이 자주 마렵거나 오줌을 눌 때 통증이 있어도 방광암인지 의심해 봐야 한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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