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주력 모델 한국인 디자이너 강호준씨가 디자인

  • 입력 2007년 5월 20일 20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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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주력 모델인 신형 말리부 외관 디자인을 맡은 자동차 디자이너 강호준 씨와 그가 디자인한 2008년형 말리부. 사진제공 GM
GM의 주력 모델인 신형 말리부 외관 디자인을 맡은 자동차 디자이너 강호준 씨와 그가 디자인한 2008년형 말리부. 사진제공 GM
'늦깎이' 한국인 자동차 디자이너가 세계 최대 자동차 회사인 제너럴모터스(GM)의 주력 자동차 모델을 디자인했다.

미국 디트로이트에 있는 GM 디자인센터에서 자동차 디자이너로 일하고 있는 강호준 씨(39). 그는 GM 주력 차종인 쉐비 말리부 2008년형 개발팀에 참여해 올해 디트로이트 오토쇼에서 완전히 새로운 스타일의 디자인을 선보였다.

신형 말리부는 GM이 그동안 외국산 자동차에 잠식당해온 중형차 시장을 되찾기 위해 야심작으로 준비해온 모델로 개발에만 2년이 걸렸다.

강 씨는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캘리포니아의 '아트센터 칼리지 오브 디자인'에 입학하면서 자동차 디자인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당시 나이는 32세. 이전까지는 디자인을 한번도 공부한 적이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었다.

강 씨는 본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어렸을 때부터 꿈이 자동차 디자이너였는데 의사였던 아버님은 제가 외교관이나 과학자가 되기를 원하셨다"며 "그래서 대학에서도 디자인과는 전혀 상관없는 공부를 했다"고 말했다.

외국어대 영어과를 졸업한 그는 한국에서 대기업에 다녔다. 그러나 디자이너에 대한 꿈을 버릴 수 없었던 강 씨는 나이 30세가 넘어서 어린 시절 꿈에 다시 도전하기로 결심하고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2004년부터 GM에서 일하고 있는 그는 디자이너로선 '늦깎이'였지만 말리부 개발프로젝트에서 외관 디자인을 맡았다. 소비자들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디자인으로 자동차 디자인에서는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부분이다.

"회사에서는 이번에 2008년형 말리부를 개발하면서 뭔가 '새로운' 것을 원했어요. 이번 말리부 외관 디자인은 역동적이면서도 군더기가 없는 깔끔한 느낌을 주도록 했습니다."

그의 첫 작품에 대한 현지 언론의 반응은 좋다. 디트로이트 프리뉴스는 "쉐비가 말리부 세단을 완전히 새롭게 바꿨다. 쉐비가 과거 미국 도로를 장악하던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고 평가했다. CNN은 "말리부는 2008년형 모델 중 가장 기다려지는 톱10 중 하나다"라고 칭찬했다.

강 씨는 현재는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개발팀으로 옮겨 제2의 작품을 준비 중이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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