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세트장 관리비 늘고 관광객 줄어 ‘골머리’

  • 입력 2007년 5월 18일 06시 3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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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도 내에서 영화와 드라마를 찍기 위해 만든 영상 세트장이 애물단지로 전락하고 있다.

드라마와 영화가 끝난 뒤 잊혀지면서 찾는 관광객은 줄어드는데 시설이 낡아 관리비 부담이 갈수록 늘어나기 때문이다.

17일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영상 세트장은 부안의 영상테마파크, 전라좌수영, 석불산 영상랜드와 익산의 교도소 세트, 남원의 춘향뎐 세트 등 모두 10개나 된다.

전북도와 영상 세트장이 있는 시군은 문화영상산업을 일으키고 촬영에 따른 직접 효과와 후속 관광객 유치로 지역 경제를 활성화한다며 130여억 원을 들여 2005년을 전후로 이들 시설을 집중 조성했다.

영상 세트장은 드라마와 영화가 본격 상영되던 2005년 한 해에만 관광객 470여만 명을 끌어들이는 등 일시적으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이후 새로운 드라마와 영화가 나오고 기존 프로그램은 일반인의 관심에서 멀어지며 지난해 관광객이 173만 명으로 줄었고 올해는 3월 말 현재 11만 명에 그치고 있다.

관리비도 한 해 평균 2억 원 이상 들어가고 있으며 시설 상당수가 임시건물 형태여서 시간이 갈수록 유지 및 보수비가 급격히 늘 것으로 전망된다.

드라마 이순신을 촬영했던 부안군 변산면의 전라좌수영 세트를 찾은 김모(45·서울) 씨는 “조성 당시 마구잡이로 깎은 산과 절개지가 흉하게 드러나 있고 볼 것도 없는 데다 쓰레기와 잡상인들이 들끓어 실망스럽다”며 “전국적으로 상황이 비슷한 데도 1회용 세트장이 계속 지어지는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는 새로운 영상물 제작을 유치해 임대 수입을 올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으나 제작사들이 작품 성격에 맞는 새로운 세트장 건립을 요구해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실제 임대료 수입은 2005년 이후 지금까지 2억 원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세트장별 특성에 맞는 영상물 촬영을 적극 유치하고 인근 관광자원과 연계해 상품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면서도 “전국적으로 세트장이 워낙 많고 내용도 비슷비슷해 차별화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광오 기자 k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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