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왕자 진퇴양난…이라크파견 취소 결정에 비난여론

  • 입력 2007년 5월 1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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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사진) 왕자의 목숨이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내 아들이나 다른 150명보다 가치가 있다는 것처럼 들린다.”(레이 키스 씨, 아들이 2003년 이라크에서 사망)

“이번 결정은 이라크 반군이 결국 승리했다는 인상을 심어 줄 것이며 이라크 파견군의 사기에 큰 타격을 입힐 것이다.”(데스먼드 스웨인·보수당 의원)

영국군이 왕위 계승 서열 3위인 해리 왕자를 결국 이라크에 보내지 않기로 결정하자 일간 인디펜던트는 17일 이 같은 비판 여론을 전했다. 한마디로 영국군이 ‘이중 잣대’를 적용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결정은 영국군 수뇌부로선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리처드 대너트 육군참모총장은 16일 “해리 왕자는 물론 그가 속한 연대가 이라크 저항세력의 표적이 돼 크게 위험해질 수 있다”면서 ‘수많은 구체적 위협’ 때문에 해리 왕자를 이라크에 배치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이라크 무장세력이 해리 왕자의 이라크 도착에 대비해 ‘모종의 준비를 하고 있다’며 위협을 가한 지 사흘 만에 내려진 것.

그동안 이라크에선 ‘그를 납치해 귀를 잘라낸 뒤 할머니(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돌려보내겠다’ 등 온갖 위협설이 나돌았다.

해리 왕자의 대변인은 “그는 동료들과 함께 이라크에 갈 수 없게 된 것에 실망했지만 참모총장이 어렵게 내린 결정을 존중할 것”이라며 “이라크에 파병된 영국군과는 계속 ‘교감’을 나눌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 왕자는 소속 부대인 블루스 앤드 로열스 연대와 함께 이라크 파병부대 순환 원칙에 따라 수주 안에 이라크 남부 바스라에 배치될 예정이었으며 이라크에서 탱크부대를 지휘하고 싶다는 의사를 거듭 밝혀 왔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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