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활동 CO₂ 배출량 측정해 보니
○항공 등 교통수단이 60% 이상 차지
사람들이 가스, 전기, 자동차 등을 이용할 때마다 상당한 양의 이산화탄소가 나온다. IPCC는 1996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계산하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활동량(연료 소비량)에 지정된 연료별 배출계수, 연소효율 등을 곱하는 것. 현재 세계 각국에서는 이 방법을 바탕으로 배출량을 산정하고 있다.
호주의 탄소저감기술 기업인 카본플래닛은 2005년 10월 영국에서 열린 ‘셰필드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로 인해 배출된 이산화탄소의 양을 조사했다.
총배출량은 83.1t. 그중 영화제 참가자들이 이용한 항공편에서 전체 배출량의 절반에 가까운 41.2t(49.6%)이 발생했다. 스태프가 영화제를 준비 및 진행하는 과정에서 11.4t(13.7%), 참가자들이 버스나 기차 등 육상교통을 이용하면서 8.8t(10.6%)이 배출됐다. 이 결과는 17∼23일 서울 상암CGV에서 열리는 서울환경영화제의 ‘그린코드 워크숍’(19일)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는 4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핫독스 국제 다큐멘터리 영화제’에서 출범한 ‘그린코드’ 활동의 일환이다. 그린코드는 영화를 제작하는 동안 불필요한 활동을 줄이고 필름 같은 전자쓰레기를 제대로 처분하자는 영화계의 환경운동을 주도하는 비영리 국제단체다.
○녹색연합, CO₂ 발생량 계산기 운영
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 아들과 함께 사는 직장인 남성. 출퇴근은 지하철(왕복 80분)과 버스(왕복 20분)로 하지만 주말 나들이에는 LPG 연료를 쓰는 경차를 이용한다. 가정의 월 전기 사용량은 350kWh, 도시가스 사용량은 650m³ 정도다. 이 남성이 한 달 동안 일상생활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는 얼마나 될까.
민간 환경단체인 녹색연합이 3월 발표한 ‘기후변화와 탄소발자국’ 보고서에 따르면 총 613.61kg이다. 녹색연합은 지난해 11월부터 전기와 난방 사용량, 교통수단 이용 시간과 거리 등을 개인이 직접 입력해 생활 속에서 자신이 이산화탄소를 얼마나 발생시키는지를 계산해 주는 홈페이지(safeclimate.greenkorea.org/main.php)를 운영하고 있다.
녹색연합 배난주 간사는 “개인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파악하는 시도는 국내에서 처음”이라며 “개인이 발생시키는 이산화탄소의 대부분은 전기나 난방에서 나오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경북대 에너지환경경제연구소 김종달 소장은 “인간의 활동에 따른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상세히 파악한 데이터가 쌓이면 앞으로 한국이 이산화탄소 의무감축국이 될 경우 이산화탄소 감축 정책을 수립하는 데 중요한 근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영국 캐나다 등 외국의 기업이나 대학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파악하는 데 나서고 있다. 미국 예일대 학생들은 2003년부터 ‘예일대 이니셔티브’를 구성해 대학 내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조사해 왔다. 그 결과 총 257개 건물에 공급하는 에너지로 인해 연간 24만 t이 넘는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토대로 예일대는 단열 설비를 강화하는 등 교내 건물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로 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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