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나이에도 ‘젊은 그대’ 가수 김수철 ‘작은거인’ 열정도 그대로

  • 입력 2007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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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명 기자
김재명 기자
데뷔 30주년을 맞는 그의 감회는 간단했다. ‘행복.’

“나처럼 행복한 사람도 드물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는데 뭘 더 바라요. 인기는 대통령 임기와도 같은 것이어서 그걸 계속 잡겠다는 건 욕심이죠.”

가수 김수철(50·사진)은 철들지 않았다. 다음 달 1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데뷔 30주년 기념 공연을 여는 그는 “자나 깨나 공부”를 외쳤다. 마치 그의 안에 여전히 ‘작은 거인’이 숨쉬고 있는 듯하다.

1977년 대학생 밴드 ‘퀘스천’에서 활동을 시작한 그는 그룹 ‘작은 거인’을 결성해 인기를 얻었고 솔로로 데뷔한 이후에는 ‘못다 핀 꽃 한송이’ ‘나도야 간다’ ‘젊은 그대’ 등을 히트시켰다. 그러나 그의 열정은 국악에서 피고 있었다.

“가요음반이 10장, 국악음반이 30장인데 성공한 국악음반은 1993년 영화 ‘서편제’의 사운드트랙 음반 정도죠. 하지만 지금도 우리 소리를 세계화하고 싶은 마음은 변함없어요.”


데뷔 30주년 기념 콘서트를 갖는 가수 김수철

그는 20년 전에 발표한 국악음반이 575장밖에 팔리지 않아 1억 원 가까이 빚을 지고 음반사로부터는 음반을 폐품 처리한다는 통보까지 받았다. 그러나 “대중을 원망해 본 적도 없고 그들을 의식해서 음악을 만든 적도 없다”는 그의 말, 여전히 고집스럽다.

30주년 콘서트는 히트곡 공연과 국악 공연으로 이뤄진다. “혹시 30주년 기념음반은…”이라고 운을 떼자 “왜 그 생각을 못했을까”라며 종이를 꺼내 메모하는 이 ‘작은 거인’. 그러나 그 호칭이 쑥스러운 듯 손사래를 친다.

“지금도 모자 눌러 쓰고 홍익대 앞에 가서 후배 록밴드의 공연을 보죠. 키가 작아 한참 뛰다 보면 공연장 구석에 밀려나 있고…과거엔 기타 줄을 이로 뜯기도 했는데 지금은 기타를 멜 힘도 없어요. 그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감동 주는 음악을 만드는 것, 그게 쉰 살 작은 거인의 꿈이랍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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