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이하정 교무 “마음의 틀을 깨면 우린 모두 하나죠”

  • 입력 2007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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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카트만두 ‘사회교육센터’ 내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을 돌보고 있는 이하정 교무(왼쪽).
네팔 카트만두 ‘사회교육센터’ 내 어린이집에서 어린이들을 돌보고 있는 이하정 교무(왼쪽).
원불교 창시자인 소태산 박중빈(少太山 朴重彬·1891∼1943) 대종사의 뒤를 이은 정산 송규(鼎山 宋奎·1900∼1962) 종사는 모든 종교와 이념, 만물의 근본이 같고 하나로 연계돼 있다는 삼동윤리(三同倫理) 정신을 설파했다. 그중 종교에 관한 가르침이 동원도리(同源道理)인데 이것이 원불교의 다원주의적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네팔에서 아름답기로 이름난 호반의 도시 포카라에서 ‘선(禪)센터’,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어린이집과 청소년 공부방, 야학, 주민수공예교실 등 ‘사회교육센터’를 운영 중인 원불교 이하정 교무를 만났다. 네팔 교화에 나선 지 벌써 6년. 그는 사회교육센터 등을 후원하는 ‘함께하는 사람들’의 일을 보기 위해 잠시 귀국했다.

안나푸르나의 관문인 포카라의 선센터는 독특하다. 종교적인 경계와 구분이 없다. 기독교인이든 불교신자든, 힌두교도든 명상과 수행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 환영한다. 이것이 곧 삼동윤리라는 것이다.

“모든 깨달음의 스승은 내가 속한 원불교가 아니더라도 모두 진리를 접하신 분들입니다. 마음의 틀을 깨고 삼동윤리의 정신으로 하나가 되는 것이지요.”

이 교무는 예수나 석가, 공자 등 드러난 성자도 있지만 드러나지 않은 성자라도 우리를 궁극적인 진리로 인도해 줄 수 있다고 말한다. “현실 속에 살기 때문에 우리는 언어와 문화라는 틀에 갇혀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의 존재 이유 역시 틀 없는 진리를 만나기 위한 것이지요. 그것이 소태산 대종사님의 가르침입니다.”

이 교무는 1996년부터 2년간 남인도지역을 순례하다 큰 깨달음을 얻었다고 한다. 그는 “야채가게 하는 아줌마까지도 삼동윤리의 정서 속에서 가슴으로 종교를 이해하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성자들의 고향’ 네팔을 선택한 것도 그 때문이라는 것.

카트만두의 ‘사회교육센터’에서는 각종 사회복지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무료 어린이집에서는 40여 명을, 청소년 공부방에는 30여 명을 돌보고 있고 5곳에서 야학을 운영하고 있다.

윤영찬 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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