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40회 전국아마국수전…누구의 착각인가?

  • 입력 2007년 5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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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 ○로 끊었다. 이곳이 마지막 전쟁터다. 백이 문전에서 두 번이나 헛발질을 하고도 이처럼 승부를 끌고 갈 수 있는 것은 우변의 전과가 상당했다는 얘기다. 바둑은 상대의 실착 덕분에 이길 때가 많다. 아마추어이지만 연구생 출신의 바둑이라면 프로나 진배없는 수준이다. 이런 정도의 급수에서는 경미한 실착이 곧장 패국으로 이어지는 예도 많다.

백 140부터 흑 151까지는 일사천리. 피할 수 없는 외길 싸움이다. 백 152도 최선이다. 참고도 백 1로 꽉 이어 버티고 싶지만 흑 2, 4로 백 한 점이 제압당하면 백 7, 9로 중앙을 살려도 진다.

흑 153은 각오한 바. 황진형 아마5단은 백 156으로 붙여 흑의 응수를 묻는다. 초읽기의 재촉은 심하고 생각할 시간은 없고…. 시간벌기이지만 만일을 대비한 응수타진이기도 하다.

백 160까지 시간을 벌며 생각하던 황 아마5단이 마침내 백 162로 단수 치며 나간다. 온통 시커먼 흑의 바다 한 가운데에서 난파되지 않을 자신이 있다는 얘기인가. 피해 없이 살면 물론 이긴다. 싸움은 어떻게 될까. 누가 착각하고 있을까.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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