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단체 행사 간소화 주목

  • 입력 2007년 5월 16일 17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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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사 때마다 지루하게 이어지던 내빈 소개와 축사가 없어지고 수상자 위주로 시상식이 진행되는 등 종전의 관(官) 위주의 권위주의 행사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울산 남구(구청장 김두겸)는 17일 개막되는 제13회 고래축제에서 자치단체장과 국회의원 등의 축사와 기념사를 일체 요청하지 않기로 했다.

남구 김병길 부구청장은 "실무자들이 기안한 고래축제 개막식 시나리오에는 축사를 할 단체장과 정치인이 10여 명이나 됐다"며 "누구를 제외시킬지도 고민인데다 축사가 길어지면 참석자들의 반발을 불러 올 수 있어 민간인 신분인 축제추진위원장만 대회사를 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김 부구청장은 이 같은 방침을 단체장과 정치인들에게 보고하고 양해를 구했으며, 구청장이 참석 귀빈의 이름을 거명해주는 것으로 '예우'를 대신하기로 했다.

경남 하동군(군수 조유행)도 17일 개막되는 제12회 하동야생차 문화축제(20일까지)에 단체장과 정치인들의 축사를 아예 프로그램에서 뺐다.

울주군(군수 엄창섭)은 지난달 15일 울주군 언양읍 반천리 울주군민체육관에서 열린 군수기 여성 배드민턴대회에서 개회식을 없애는 등 체육행사에는 개회식을 아예 폐지했다.

박맹우 울산시장은 14일 열린 간부회의에서 "현재 열리는 시상식에서 상을 주는 사람은 관중석을 보고, 상을 받는 사람은 관중석을 등지고 있다"며 상을 받는 사람이 중심이 되도록 반대로 서서 시상식을 진행할 것을 지시했다. 울산시는 이달부터 시상식을 이 같은 방식으로 하면서 수상자의 이름 뒤에 '님'자를 붙여 호명하기로 했다.

한편 지난달 29일 부산 연제구청장기 축구대회 개회식에서 내빈 소개가 20여 분간 이어진 데 반발한 축구연합회 회원들이 축구를 포기하고 자리를 떠 대회가 취소된 바 있다.

울산=정재락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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