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년내 휘발유 소비 20% 줄인다

  • 입력 2007년 5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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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W 부시 미국 행정부가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정부 차원의 조치에 본격 착수했다.

부시 대통령은 14일 앞으로 10년 내 휘발유 소비를 20% 감축한다는 내용의 대통령령을 공포하고 환경청(EPA)과 에너지부, 농업부, 교통부에 내년 말까지 후속조치를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번 조치는 경제를 튼튼하게 만들고 환경을 개선하며 국가를 안전하게 만드는 규제를 마련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규제는 연두교서에서 밝힌 ‘10년 내 20% 계획(20-in-10 plan)’에 초점을 맞춰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부시 대통령은 올해 연두교서에서 앞으로 10년간 미국의 휘발유 소비를 20% 감축하고 대체연료 사용을 현재보다 7배 정도 많은 350억 갤런으로 늘려 온실가스 증가를 억제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부시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연방대법원이 지난달 2일 “이산화탄소를 비롯한 온실가스가 청정대기법(Clean Air Act)이 규정한 대기오염물질에 해당하기 때문에 EPA는 자동차에서 나오는 온실가스 배출량 규제에 나서야 한다”고 판결한 데 따른 것이다

이전까지 EPA는 ‘규제 권한이 없다’며 온실가스 규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그러나 환경단체들은 “부시 대통령의 이번 조치는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데 크게 부족하다”면서 특히 강제적으로 자동차 연비기준을 올리는 방안이 빠진 것이 가장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환경단체들은 그동안 자동차의 낮은 연비 효율성을 온실가스 증가의 주범으로 지적하며 연비 기준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상원 상무위원회는 8일 자동차업체별 평균 연비기준(CAFE)을 현행 갤런당 27.5마일(44.25km)에서 2020년 갤런당 35마일(56.33km)까지 상향 조정하는 법안을 승인했으나 연비기준 상승이 제조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자동차업계의 강력한 반대 로비 때문에 법안이 상원 전체회의에서 통과될지는 불투명하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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