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경선룰 갈등 수습…오늘 상임전국委 상정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4일 당 내홍의 핵심 쟁점이던 강재섭 대표의 대선후보 경선 룰 중재안 중 ‘여론조사 반영비율 산정 시 비당원 투표율 하한선(67%) 보장’ 조항을 전격 양보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오후 7시 자신의 경선 캠프인 서울 종로구 안국포럼 사무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강재섭 5선 의원이 사퇴를 걸고 중재안을 내놓은 것을 받았으나 당이 계속 분열되는 모습을 보면서 ‘67%’를 조건 없이 양보하기로 했다”며 “이 시점에서 저만의 승리를 위한 것이 아니라 모두의 승리를 위한다는 마음에서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경선룰을 놓고 이 전 시장과 갈등을 보였던 박근혜 전 대표는 “약속과 원칙을 지킨다는 의미에서 잘 판단하셨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촬영: 이종승 기자

이에 따라 15일로 예정된 상임전국위원회의 중재안 상정 및 처리 여부를 놓고 파국으로 치닫던 한나라당 위기는 해소되고 본격적인 경선 국면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은 두 대선주자의 합의에 따라 ‘8월 21일 이전, 선거인단 23만1652명(총 유권자의 0.5%)’이 당 대선후보를 뽑게 된다.

이 전 시장은 “지금부터 조건 없이 오로지 국민을 향해,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겠다는 마음을 이 자리를 통해 전하고 싶다. 많은 격려와 이해를 바란다”며 “이를 계기로 우리 당이 화합하고 단결해서 아름다운 경선을 이룰 수 있고 그 경선을 통해 12월 19일 우리 국민 모두의 열망인 정권 교체를 이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밤을 지새우다시피 한 뒤 오늘 새벽녘에 결심했다”며 “당을 구한다는 마음에서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결심의 배경을 밝혔다.

강 대표의 중재안이 상임전국위원회에서 통과될 경우 ‘경선 불참’ 가능성까지 시사했던 박 전 대표는 “앞으로 선의의 경쟁을 해서 한나라당이 집권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해 나가자. 그래서 국민에게 좋은 모습을 보여 주도록 하자”고 말했다.

강 대표는 “대승적 차원에서의 큰 정치적 결단에 대해서 감사한다”며 “지루한 경선 룰 시비를 끝내고 대선 승리를 위해 앞으로 나가자”고 말했다고 유기준 당 대변인이 전했다.

한나라당은 21일 전국위원회에서 합의된 경선 룰에 맞춰 당헌을 개정하고 공석인 최고위원 2명을 뽑아 지도부를 재구성한 뒤 당 선거관리위원회를 출범시킬 예정이다.

이명박 “하늘이 두쪽나도 한나라 후보로 출마”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