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룰 갈등 수습]‘4인의 메신저’가 뛰었다

  • 입력 2007년 5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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촬영: 이종승 기자

이명박 전 서울시장이 14일 전격적으로 ‘여론조사 반영 비율 산정 시 비당원 투표율 하한선 67% 보장’ 조항을 양보한 것과 관련해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과의 대화 채널이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 당직자는 이날 통화에서 “이 전 시장 측에서는 이상득 국회부의장과 캠프 선거대책위원장으로 내정된 박희태 의원이, 박 전 대표 측에서는 안병훈 선거캠프 본부장과 서청원 전 대표가 각각 양측 대표로 나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의 친형으로 당내 최다선(5선) 의원 중 한 명인 이 부의장은 박 전 대표 측의 서 전 대표가 당 대표이던 시절 사무총장을 맡아 서 전 대표와 함께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다.

두 캠프의 총사령탑 역할을 하는 박 의원과 안 본부장은 서울대 법대 동기동창(1961년 졸업)으로 막역한 친구다. 이들은 1938년생 동갑내기로 대학 재학 때는 물론 졸업 후에도 검사와 기자 관계로 자주 만나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하며 술잔을 나누었던 ‘폭탄주 친구’이기도 하다.

이들 4명은 두 진영 간의 대화 채널뿐 아니라 이번 당 내분 사태와 관련된 인사들을 전방위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강재섭 대표 측과의 막후 협상에서도 이 라인이 가동됐다는 후문이다. 또 다른 당직자는 “강 대표의 거취와 관련한 박 전 대표 측과의 협상이 이들을 통해 이뤄졌다”면서 “하지만 이들은 강 대표에 대해 부정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부의장은 4·25 재·보궐선거 참패에 따른 지도부 총사퇴 논란 속에서 강 대표가 마련한 당 쇄신안을 이 전 시장이 받아들이도록 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이재오 최고위원의 사퇴 강행을 무마시키기도 했다.

그는 이번에도 다방면으로 막후 타협을 이끌어 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부의장 측은 “이번 결정은 전적으로 이 전 시장이 한 것”이라며 “단순히 의견을 전달했을 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박 의원도 이 전 시장에게 여러 가지 전략을 조언하면서 이 전 시장이 양보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는 데 큰 몫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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