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서 키워 주마” vs “알아서 크는 거야”

  • 입력 2007년 5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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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어머니의 날(5월 두 번째 일요일)을 맞아 바람직한 어머니 상을 놓고 ‘알파맘(Alpha Mom)’과 ‘베타맘(Beta Mom)’ 사이에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알파맘과 베타맘은 자녀양육과 가정생활에서 양극을 달리는 스타일로 각각 통제와 자유방임적 태도를 내세우고 있다. 자신들의 라이프스타일을 널리 알리는 일에 적극적인 양측 간 경쟁의식이 ‘제2의 엄마 전쟁(Mommy War)’을 유발하고 있다고 유에스에이투데이가 13일 보도했다.

샤론 헤이스(사회학)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 교수의 분석에 따르면 1970, 80년대 ‘제1의 엄마 전쟁’이 직장에 다니는 엄마와 전업 주부 엄마 간의 경쟁의식에서 비롯됐다면 최근 불붙은 엄마 전쟁은 직장 유무에 상관없이 개인적 스타일과 관련이 깊다.



○ 알파맘, 교육-가사 TV 채널에 열광

알파맘은 자녀 교육과 가정생활에 기업 경영적 요소를 가미해 최대한 효율성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주먹구구식으로 자녀 양육에 전력을 다했던 과거 ‘슈퍼맘(Super Mom)’에서 한 단계 진화한 것. 인터넷 조사기관 컴스코어에 따르면 알파맘은 하루 평균 인터넷 사용 시간이 일반인보다 1시간 정도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알파맘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교육과 가사 관련 정보 공유. 2005년 24시간 케이블 채널 ‘알파맘 TV’까지 탄생했다. 방송은 개국 2년 만에 100만 명 이상의 열성 시청자를 확보했다.

최근 미국 비디오 게임기 시장을 석권하고 있는 닌텐도의 위(Wii) 역시 알파맘의 위력이 발휘된 사례. 닌텐도는 아예 주요 소비층인 청소년에 앞서 알파맘을 대상으로 먼저 시장 테스트를 실시했다. 알파맘이 자녀 게임기 사용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간파했기 때문이다.

○ 베타맘 “여유 가져라” 서적 출간 붐

알파맘이 거센 치맛바람을 일으키는 반면 베타맘 운동은 조용히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베타맘들의 느긋한 성격답게 정면으로 ‘안티 알파맘’ 운동을 전개하기보다 서적 출간이나 강연을 통해 지지층을 서서히 넓혀 가는 것이다.

인터넷서점 아마존 집계에 따르면 최근 1년 동안 ‘자녀 양육과 가정 경영에서 여유를 가지라’는 메시지를 담은 서적이 20∼25종 출간됐다. 같은 기간에 알파맘용 서적은 5종도 안 된다. 최근 미국 여성들 사이에 인기 있는 강의 10위 안에는 베타맘 메시지를 설파하는 강연이 절반 가까이를 차지한다.

멀린다 포르소퍼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가정사회연구소 소장은 “과거 수년 동안이 알파맘의 전성시대였다면 이제 베타맘의 반격이 시작되고 있다”면서 “자녀의 행복 또는 성공과 알파맘의 양육방식이 그다지 상관관계가 없다는 사회 심리학적 연구가 속속 발표되면서 베타맘 운동이 힘을 얻고 있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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