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이웃에게 보탬 된다면…” 23억 원 내놓은 할머니

  • 입력 2007년 5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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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60대의 한 할머니가 빈곤층 주민들의 자활 지원 봉사단체인 강원 원주시 밥상공동체복지재단(대표 허기복 목사)이 운영하는 연탄은행에 3억 원의 거금을 기부했다.

서울 영등포구 당산동에 거주하는 송부금(69·사진) 할머니가 주인공.

송 할머니는 지난달 중순경 밥상공동체복지재단이 운영하는 연탄은행 후원 계좌로 3번에 나누어 3억 원을 송금했다.

송 할머니는 앞서 2월 초에는 TV를 통해 방영된 연탄은행 홍보대사 탤런트 정애리 씨가 출연한 ‘사랑의 연탄 100만 장 보내기 운동’ 공익광고를 보고 30만 원을 기부했다.

송 할머니는 지난달 중순경 한국복지재단에도 20억 원을 기부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송 할머니가 전달한 거액의 기부금은 주로 친정아버지가 남긴 유산을 재테크를 통해 불린 것이다. 송 할머니는 여동생이 장애를 앓다 일찍 사망한 사실을 늘 가슴 아파하며 “돈이 모이면 장애재단 등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가족에게 말해 오다 이번에 실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송 할머니의 셋째 딸인 박성경(40) 씨는 “어머니가 평소 어려운 이웃에게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던 차에 최근 암 수술을 받고 치료를 받으면서 결정하신 것 같다”며 “아버지와 1남 4녀 자식들 모두 사회봉사 활동을 하고 있어 어머니의 결정을 흔쾌히 받아들였다”고 전했다.

밥상공동체복지재단은 할머니의 뜻에 따라 연탄은행을 더욱 확대하고 올해에는 지난해보다 배가 많은 ‘사랑의 연탄 200만 장 보내기 운동’을 전개할 계획이다.

연탄은행은 밥상공동체복지재단이 생활이 어려운 이웃들에게 연탄을 나눠 주기 위해 2002년 12월 설립했으며 현재 서울 등 전국 21곳에서 운영 중이다. 그동안 전국 3만여 가구에 연탄 311만 장을 지원했다.

허 목사는 “올해는 송 할머니의 각별한 이웃사랑을 바탕으로 연탄은행 활성화에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창순 기자 cs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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