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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파주시 인허가 ‘속전속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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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파주시 인허가 ‘속전속결’

입력 2007-05-15 03:01수정 2009-09-27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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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파주시에서 의료기 제조업체를 경영하는 류희근(57) 씨는 1300여 평 용지에 들어서 있는 새 공장 건물 4동과 창고 2동을 보면 마음이 흐뭇해진다.

3년 전 기존의 서울 공장에 더해 파주 용지에 새로 공장을 지으려 했을 때 주변 사람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인허가 받는 데 시일이 보통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걱정해 줬다. 2005년 공장을 짓기 시작하면서 류 씨도 산림훼손허가부터 문화재, 상하수도, 주차장 등에 이르기까지 공장 건물을 짓는 데 필요한 각종 인허가를 얻는 기간만 1년을 예상했다.

그러나 인허가는 물론 공장건축을 모두 끝낼 때까지 걸린 시간은 1년이 채 되지 않았다. 예상과 달리 파주시가 인허가 서류를 접수하자마자 필요한 보완 사안을 곧바로 알려주는 등 서비스를 해 준 덕분이었다. 류 씨는 “빠르게 인허가가 끝나 그만큼 빨리 더 많은 매출을 올릴 수 있게 됐다”며 만족해했다.

류 씨가 빠르게 인허가 과정을 마칠 수 있었던 것은 파주시가 2005년 3월부터 시작한 ‘실무종합심의회’ 덕분이다.

접수된 모든 인허가 서류는 접수 다음 날 오전 8시 회의장으로 보내지고 여기에 모이는 17개 관련 부서 담당(6급) 공무원이 이 자리에서 ‘도장을 찍을지 말지’를 결정한다. 회의에는 20년 이상 근무한 베테랑이 배치되고 현장 확인이 필요하면 오후에 반드시 직접 점검한다.

접수 첫날에는 “내가 일이 빨리 되도록 봐 주겠다”는 등의 감언이설로 민원인들을 홀리는 중간 브로커를 막기 위해 민원 접수 사실을 우편으로 민원인에게 알린다. 회의에서 통과된 서류는 간부 공무원의 결재를 거쳐 서류 접수 나흘째면 민원인의 휴대전화로 결과가 통보된다.

대부분의 자치단체는 한 부서에서 자기 분야 해당 사항에 대해서만 도장을 찍을지 말지를 검토한 뒤 다른 부서로 서류를 넘겨 주는 방식으로 일을 처리해 시일이 오래 걸린다. 그러다 보면 통상 ‘빨리만 처리해 달라’는 식의 청탁이 이어져 부조리가 발생하기도 한다.

하지만 파주처럼 실무자들이 매일 한자리에 모여 집중적으로 서류를 검토하고 필요할 경우 회의도 하면 한 시간 남짓 안에 전날 접수된 30∼40건의 서류를 다 처리할 수 있어 민원 해결 시간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

파주시 이기상 민원담당은 “민원서류가 빠르게 처리돼 업무 효율이 높아지는 데다 ‘빨리만 해주면 좋겠다’는 식의 청탁도 사라져 부조리가 발붙이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주에는 국무조정실에서 전국 16개 광역자치단체 간부들을 모아 파주시의 실무종합심의회를 소개하기도 했다.

크게 어려울 것 없어 보이지만 자치단체들이 선뜻 나서지는 못한다. 한 자치단체장은 “말이 그렇지 공무원들을 아침 8시에 불러 일 시키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파주시에서도 처음에는 해당 공무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게 사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상사의 별도 업무지시, 민원인의 방문이나 전화 등이 없는 아침 시간에 밀도 있게 민원을 처리하다 보니 더 효율적이라는 내부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다른 관련 부서에서도 자발적으로 참여를 희망해 와 처음에는 8개 부서로 시작했던 회의가 인허가와 관련된 17개 부서 실무진 전원이 참여하는 아침회의로 지난해부터 정례화됐다.

시는 해당 공무원에게 매년 해외연수를 보내 주고 성과급을 높여 주는 방법으로 보상을 해 주고 있다.

유화선 파주시장은 “처음은 어렵지만 관행을 깨고 주민에게 서비스할 부분을 찾기 시작하는 게 행정 개혁의 시작”이라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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