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30맞춤운동 합시다]<2>주부에게 알맞은 운동

  • 입력 2007년 5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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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 조미애(47·경기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 씨는 요즘 ‘나이를 거꾸로 먹는다’는 말을 듣는다. 키 164cm, 몸무게 52kg으로 아줌마들 사이에서 ‘몸짱’으로 불린다. 그는 1년 전만 해도 만성적인 허리 통증 때문에 외출도 못할 정도였다. 아이 셋을 낳으면서 몸무게가 10kg 이상 늘어 허리에 무리가 온 것. 그는 남편의 권유로 집 부근의 헬스클럽에 등록했다. 아이들을 학교에 보낸 뒤 트레드밀(러닝머신)에서 30분씩 걸었다. 처음에는 시속 3km, 한 달 뒤에는 4km, 그 다음 달에는 5km로 속도를 높였다. 처음에는 느리게 걸어도 숨을 헐떡이던 조 씨는 3개월이 지나자 몸이 가벼워지는 것을 느꼈다. 4개월째부터 체중이 줄기 시작했다. 요즘은 빨리 걷기와 천천히 달리기를 병행하고 있다.》

걷기… 수영… 에어로빅… 유산소 운동이 보약

“이제는 하루라도 운동을 거르면 몸이 근질거려요. 올여름에는 10km 단축 마라톤에도 도전할 계획입니다.”

반면 주부 이미옥(35·서울 노원구 중계동) 씨는 운동을 하다 다쳤다. 평소 가사 활동 이외에 운동을 전혀 하지 않던 이 씨는 주말을 맞아 모처럼 산에 오르다 발목을 삐끗했다. 그는 발목 인대가 늘어나 한 달 이상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갑자기 무리해서 운동을 한 탓이다.

○ 가사 돌보느라 망가진 몸… 이제 건강 챙겨야

가정의 중심인 주부.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설거지와 빨래 등 반복되는 가사 노동 외에는 달리 운동을 하지 않는다. 그로 인해 신체적인 불균형이 생겨 요통과 빈혈, 냉증, 어깨 결림을 호소하는 주부가 늘고 있다. 동맥경화나 고혈압 등 성인병에 시달리기도 한다.

스포츠 전문가들은 주부가 건강을 지키기 위해서는 꾸준한 운동이 필수라고 조언한다. 운동은 체중을 유지하고 심폐 기능을 향상시킨다. 스트레스 해소 등 심리적인 안정에도 도움이 된다.

삼성서울병원 박원하(스포츠의학센터) 교수는 “운동은 여성의 골다공증이나 심장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 짧은 시간 욕심내다간 부상 위험

중년 주부는 뼈나 혈관이 약해져 있다. 달리기보다는 빨리 걷기와 자전거, 수영, 에어로빅 같은 유산소 운동이 좋다. 이들 운동은 혈액 순환과 혈관 기능을 개선시켜 비만과 순환기 계통 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가정에서 앉았다 일어나기를 반복하거나 엘리베이터를 타지 않고 계단을 이용하면 운동량을 늘릴 수 있다.

문제는 운동을 시작하면서 짧은 시간 내에 살을 빼겠다고 욕심을 내다가 몸에 무리가 생길 수 있다는 점.

○ 갱년기 우울증 벗어나 일상생활에 활력

운동량 목표를 과다하게 잡으면 쉽게 포기할 수 있으므로 자기 능력의 50∼70% 수준으로 운동하는 게 좋다.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지 않는 한도 내에서 주 3∼5회 20∼30분씩 꾸준히 운동하라는 게 박 교수의 조언이다.

박 교수는 “주부에게 운동은 일상생활의 활력을 되찾아 주는 동시에 갱년기 우울증과 소외감을 벗어나게 해 주는 만병통치약”이라고 말했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중년 여성에게 좋은 운동
구분운동 종목
혈액 순환 및 혈관 기능 증진속보, 자전거, 수영, 에어로빅
하체 강화 및 관절염 예방수영, 자전거
근력 강화 및 골다공증 예방아령 들기, 팔굽혀펴기, 앉았다 일어서기
신경통, 근육통 예방양팔 뻗기 등 스트레칭
자료: 삼성서울병원

■ 운동에 대한 오해 Q&A

근육운동 하면 남자가 된다?

‘여성이 아령을 들면 실베스터 스탤론처럼 근육질이 된다?’ ‘생리 기간에 운동을 하면 건강에 해롭다?’ ‘운동만 하면 많이 먹어도 살이 빠진다?’

정답은 모두 ‘아니요’다. 주부를 비롯한 여성이 잘못 알고 있는 운동 상식을 Q&A 형식으로 소개한다.

―헬스클럽에서 아령을 들었더니 근육통이 생겼어요. 이러다 팔뚝이 남자처럼 되는 건 아닌지요.

“여성은 체지방이 많아 운동을 해도 남성처럼 울퉁불퉁한 근육이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근육통은 처음 근력 운동을 하면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죠. 꾸준히 운동을 하면 통증은 사라집니다.”

―생리 기간이나 임신 중에는 운동을 하지 않는 게 좋다던데요.

“일반적으로는 생리 기간에 운동을 해도 별문제가 없습니다. 자신의 몸 상태에 따라 가볍게 걸으면서 땀을 흘리면 오히려 기분 전환이 되죠. 임신부의 경우도 운동을 하면 아이를 낳을 때 고통이 줄고 해산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살이 찐 허리나 배, 엉덩이를 집중적으로 운동하면 군살이 빠지나요.

“특정 부위 운동을 한다고 그곳의 살이 빠지는 건 아닙니다. 지방은 특정 부위가 아닌 전체적으로 빠지기 때문이죠.”

―살을 빼기 위해 옷을 많이 입고 운동을 하는 게 좋은 건지요.

“두꺼운 옷을 입고 땀을 많이 흘리면 탈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조심해야 합니다. 또 운동을 과도하게 하면 여성 호르몬 감소로 인한 무월경증이 생기거나 생식 능력을 잃을 수도 있죠. 자신이 비만이라면 운동과 음식 조절(다이어트)을 병행하는 게 체중을 줄이는 데 효과가 있어요.”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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