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까지 서울 마포구 서교동 갤러리잔다리에서 열리는 ‘Blue in Blue(블루 인 블루)’전에서 그 파란 바다를 볼 수 있다. 환한 낮 바다를 찍는 것으로 ‘바다 작업’을 시작한 작가는 최근 해 진 뒤와 해 뜨기 전 1, 2시간의 바다에 매달렸다. 저녁과 새벽의 바다는 육안으론 검지만, 셔터 스피드를 4∼8초로 조절하면 카메라는 매혹적인 파란색을 잡아낸다.
전시작 15점은 모두 동해안 대진 앞바다에서 찍은 것이다. 대부분의 색깔이 그렇듯 파란색도 스카이블루, 코발트블루, 울트라마린블루, 프러시안블루 등 다양하다. 뭐가 다를까 싶지만, 김 씨의 사진을 보면 “이렇게 많은 파랑이 있구나!”라는 탄성을 지르게 된다. 온갖 파란 물감이 동원됐을 그림 같은 바다가, 실은 카메라로 본 풍경이라는 사실도 놀랍다.
게다가 이 파란색은 모두 ‘아날로그 블루’다. ‘메이킹 포토(making photo)’에 능숙한 요즘 사진작가들과 달리 김 씨는 ‘테이킹 어 포토(taking a photo)’를 고집한다. 그는 풍경을 파일이 아니라 필름에 담는다. 포토샵 프로그램을 쓰지 않고, 크롭(잘라내기) 같은 단순한 변형도 거부한다. “디지털 작업으론 사진의 파란색이 나오질 않는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앞으로 달이 뜬 바다를 찍을 계획”이라며 “나 ‘자신만의 블루’를 찾는 작업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02-323-4155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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