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제40회 전국아마국수전… 이겼다고 생각한 순간

  • 입력 2007년 5월 15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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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변의 수상전을 계속한다면 흑이 한 수 늘어진 패가 난다. 흑 ○는 팻감을 만드는 수. 늘어진 패인 데다 마땅한 팻감도 없다. 백은 한 수의 여유가 있으나 뒤도 돌아보지 않고 106으로 패를 해소해 버린다. 워낙 큰 대마가 엉킨 패여서 겁나기 때문이다.

흑 ○를 잡음으로써 ○까지 덤으로 얻었다. 잡은 흑돌이 22개. 백의 집은 전체적으로 60여 집에 이른다. 흑이 상변을 통째 집으로 만들어야 계가를 맞출 수 있는데 109가 급해 지킬 여유가 없다. 안경을 고쳐 잡는 우동하 아마 7단의 얼굴에 당황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러나 ‘먼저 50집을 지으면 진다’는 바둑격언이 있다. 50집을 먼저 확보했다면 절대 유리해야 할 텐데 왜 질까. 방심하면 진다는 뜻이다. 백 110이 황진형 아마 5단의 느긋해진 마음을 그대로 드러낸 수로 역전의 빌미가 된 패착이다.

백은 상변 흑집을 조금만 누그러뜨려도 좋은 형세다. 따라서 참고1도 백 1로 뛰어 상변 흑진을 깎는 데 비중을 두어야 했다. 이런 맥락에서 백 14도 안이했다. 마지막 패착이었다. 이때라도 참고2도처럼 두었으면 여전히 우세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정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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