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표 "떼쓰는 사람 따르는 것은 私黨"

  • 입력 2007년 5월 14일 18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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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부터 '장고'의 시간을 보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4일 나흘만에 말문을 열었다.

박 전 대표는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당원간담회에서 특강을 마친 뒤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과정에서 이전보다 훨씬 강한 어조로 '원칙 고수'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떼법', '사당(私黨)', '어폐' 등 직설적이고 원색적인 단어를 사용,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냈다.

그는 "우리나라에도 법위에 '떼법'이 있다고 하는 데 그럼 떼 쓰고 약속 어기는 사람 뜻대로 되지 않겠느냐. 한 쪽 주장을 따라줘 평화를 지켜나간다면 이건 사당이지 공당이 아니지 않느냐"면서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강재섭 대표를 동시에 비판했다.

박 전 대표는 앞서 당원간담회 특강에서도 "당 대표로서 강조한 것은 부정부패와의 절연과 이념 및 노선 등에서 원칙을 지키는 것이었다"며 "이렇게 원칙과 약속을 무시하고 상식이 통하지 않는 정당이라면 설사 나라를 맡게 되더라도 무원칙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원칙과 약속이 지켜지는 방향으로 가면 정치문화와 우리사회가 선진국을 향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될 것이고 그게 무너지면 정치문화도 뒷걸음질 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박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원칙을 강조하면 강 대표가 물러나게 되는 데 더 이상 합의 여지가 없나?

"이미 합의가 된 것을 또 중재한다는 것은 어폐가 있다. 또 합의한 것을 일방적으로 내놓은 것인 만큼 당헌에 위배되고 민주주의 원칙에 어긋나 받아들일 수 없다. 이런 식으로 합의·약속이 깨지면 앞으로 한나라당은 경선을 제대로 치를 수 없을 것이다. 나는 여러번 양보했지만 계속해서 이렇게 되니…. 이것은 약속과 원칙의 문제다."

-내일 상임전국위는 어떻게 예상하는가?

"어떻게 될지는 모른다. 강 대표가 공당의 대표인만큼 누구보다도 당헌 당규 지키려는 의지가 있어야 하는 데 그런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나중에 알아보니 원내대표도 (중재안을) 몰랐다. 공당으로서 절차가 있는 것인 데, 이는 개인안을 낸 것이다."

-상임전국위에서 중재안이 처리되지 않으면 강 대표가 사퇴하고 당이 혼란에 빠지지 않겠느냐?

"내일 전국위 의장이 (양 주자간) 합의가 안되면 (중재안을) 상정할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만약 가결되면 경선 불참하나?

"미리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혼란만 생긴다. 가정해서 말할 수 없다."

-이명박 전 시장은 이쪽으로 공을 넘겼고 양보는 어리석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

"양보라는 말 자체의 뜻을 알고 해야지, 합의된 것을 깨고 다른 것을 하자는 것은 양보라는 단어를 쓸 일이 아니다. 이것은 약속을 지키느냐, 안 지키느냐의 문제다. 나는 원칙대로 하자, 약속대로 하자고 했지, 한번도 이렇게 저렇게 바꾸자고 요구한 적이 없다. 룰 안에서 최선을 다해 이기려고 해야지 자꾸 룰을 고치려고 하면 어떻게 되느냐. 싸운다고들 하는 데 이렇게 말하는 것도 무책임하다. 한쪽에서는 약속을 어기려는 데 '아 그럽시다' 라고 해야 하느냐. 원칙과 대의명분에 따라야 한다. 우리나라에도 법위에 떼법이 있다고 하는 데, 그럼 떼쓰고 약속 어기는 사람 뜻대로 되지 않겠나. 한쪽 주장을 따라줘 그렇게 해서 평화를 지켜나간다고 하면 이 건 사당이지 공당이 아니다."

-주말동안 중진들의 중재 노력이 있었나?

"그런 것 없다. 중재안이 많아 몇 개인지도 모른다. 안이 5개도 넘는 것 같다. 앞서가면서 얘기할 것이 아니라 내일 상임전국위 보고 얘기하자."

-오늘 당사를 방문해서 무슨 말을 했나?

"여러분의 애당심과 충청을 잘 알겠지만 이는 사태해결에 도움이 안되니 그만 하시라고 했다. 원칙은 지켜져야 하며 저도 반드시 그 원칙이 지켜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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