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사모펀드에 팔린다

  • 입력 2007년 5월 14일 16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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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3위의 자동차 회사인 크라이슬러가 사모펀드에 팔릴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과 뉴욕타임스, AP를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독일 다임러크라이슬러가 자회사인 미국 크라이슬러를 사모펀드인 서버러스 캐피털 매니지먼트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고 13일 일제히 보도했다.

크라이슬러는 이른바 미국 자동차업체 '빅 3'중 하나로 제너럴모터스(GM), 포드에 이어 3위 규모다. 고급자동차 벤츠로 유명한 독일 다임러사는 1998년 윈-윈 효과를 기대하고 크라이슬러를 360억 달러(약 32조원)에 인수했지만 크라이슬러 경영이 지속적인 어려움에 빠지면서 올해 2월 크라이슬러 매각방침을 공식화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해에도 6억3300만 달러의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아직 인수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인수협상에서는 인수대금보다 '연금과 의료보험 부담금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최대 쟁점이었다는 후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다임러 크라이슬러는 이번 거래로 180억 달러에 이르는 연금과 의료보험 지불부담을 덜 것"이라고 전했다.

다임러 측과 크라이슬러는 9년에 걸친 '부부관계'를 청산하지만 완전히 남남으로 헤어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서버러스가 크라이슬러를 새로 인수해 출범시킬 회사 지분 일부를 다임러측이 갖기로 합의했기 때문이다.

한편 크라이슬러 노조는 큰 폭의 구조조정을 우려해 "크라이슬러를 절대 사모펀드에 팔아서는 안 된다"고 경영진을 압박해왔으나 실제 매각과정에서는 영향력을 행사하지 못했다.

이번 크라이슬러 인수전에는 서버러스 외에도 사모펀드인 블랙스톤-센터브리지 캐피털 파트너스와 캐나다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마그나가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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