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친구 자진출두 “김회장 흉기사용 보지못했다”

  • 입력 2007년 5월 14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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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 폭행’ 혐의로 구속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수감돼 있는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의 입구 쪽 복도를 13일 경찰들이 지키고 있다. 김재명 기자
‘보복 폭행’ 혐의로 구속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수감돼 있는 서울 남대문경찰서 유치장의 입구 쪽 복도를 13일 경찰들이 지키고 있다. 김재명 기자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서울 중구 북창동 S클럽 사장과 종업원들에게 ‘보복 폭행’을 할 때에 직접 전기충격기를 사용한 사실 등이 구속영장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13일 구속 상태에서 처음 조사를 받은 김 회장은 전기충격기 등 흉기를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김 회장, 직접 전기충격기 사용=11일 발부된 김 회장의 구속영장에 따르면 김 회장은 3월 8일 오후 10시경 경기 성남시 청계산 기슭 공사장에서 피해자들을 무릎 꿇린 채 30여 분간 감금한 상태에서 두 사람의 머리와 목에 전기봉으로 한 번씩 전기 충격을 가했다.

또한 구속영장에는 김 회장이 조모(33) 씨의 온몸을 때린 뒤 150cm 길이의 금속성 건축자재로 등을 한 차례 더 때렸으며 다른 피해자들의 얼굴을 주먹과 발로 10여 차례 때린 것으로 돼 있다.

앞서 김 회장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 G가라오케에서 피해자 4명에게 “무릎 꿇어, 새끼들아”라고 말하며 험한 분위기를 조성했으며 “(차에) 태워”라고 직접 지시해 청계산으로 간 것으로 나타났다.

북창동 S클럽으로 자리를 옮긴 김 회장은 S클럽 조모(41) 사장의 얼굴과 목을 3차례 때린 뒤 “종업원들 빠짐없이 집합시켜”라고 명령했다. 아들을 때린 윤모 씨를 찾아낸 김 회장은 아들에게 “너도 한번 때려 봐라”고 해 아들이 윤 씨의 왼쪽 눈을 주먹으로 때린 뒤 얼굴과 무릎을 폭행했다.

그러나 구속 상태에서 첫 조사를 받은 김 회장은 흉기 사용과 납치 지시, 조직폭력배 개입 부분을 부인했다.

▽경찰, 흉기 사용과 조폭 동원 추궁=폭행 현장 3곳 모두에 있었던 김 회장 둘째아들의 친구 이모(22) 씨와 조직폭력배를 동원한 혐의를 받고 있는 G가라오케 사장 장모(47) 씨가 13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날 오후 1시경 변호사와 함께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자진 출석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은 이 씨는 김 회장의 폭행 사실은 인정했으나 흉기 사용에 대해서는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김 회장 차남과 초등학교 동창생인 이 씨는 G가라오케, 청계산, S클럽 등 폭행 현장 3곳에 모두 있었던 유일한 목격자이나 지금까지 잠적해 있었다.

이 씨는 경찰 조사에서 “사건이 언론에 크게 나오니 두려워 전화기를 끈 채 PC방을 전전했다”고 말했다.

그동안 경찰의 출두 요청에 불응했던 권투선수 출신인 장 씨도 이날 오후 5시경 자진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장 씨는 한화 측의 요청으로 자신의 운전사인 윤모 씨 등을 통해 폭력배를 동원한 혐의를 받고 있다.

한편 한화 측이 11일 영장실질심사에서 “피해자들이 합의금으로 80억 원을 요구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이 직접 요구한 흔적은 없다. S클럽 등을 소유한 유흥업소 실소유주가 돈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있어 확인 중이다”라고 말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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