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의 목에 문안인사 드립니다

  • 입력 2007년 5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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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성악가 가수 상담원 등 큰 소리를 내거나 말을 많이 하는 사람은 성대에 굳은살(결절) 또는 물혹이 생겨 목소리에 이상을 느끼기 쉽다. 일종의 직업병인 셈이다. 목에 무리가 왔을 때 방치하면 거칠고 쉰 목소리로 아예 변할 우려가 있다. 목이 답답하다고 헛기침을 자주 하거나 목캔디만 빨다가 성대에 큰 손상이 생기기도 한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직업상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사람들의 목소리 건강법에 대해 알아보자.

○ 하루에 물 8컵 챙겨 드세요

예송이비인후과(서울 강남구 신사동) 음성센터가 성대 질환자 가운데 목소리를 주로 사용하는 직업군 2576명을 조사한 결과 교사와 강사가 3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전문음악인(26%) 상담직(20%) 방송연예인(12%) 등의 순이었다.

또 하나이비인후과(서울 강남구 역삼동)가 서울 경기 초중고교 교사 17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절반 이상(52%)이 목 통증이나 음성 변화로 한 해에 평균 4차례 이상 이비인후과를 찾았다. 10명 가운데 2명(23%)은 ‘교사 생활을 하면서 목소리가 아예 변했다’고 응답했다.

잘못된 발성법과 분필 가루 날리는 건조한 생활환경이 교사들에게 성대 이상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사람이 말을 할 때는 브이(V)자 형으로 된 성대가 열렸다 닫힌다. 건강한 성대는 1초에 140(남성)∼230회(여성)가량 열렸다 닫힌다. 성대가 열리는 시간 간격은 일정하며 폭도 일정하다. 양쪽 성대는 틈이 없이 완전히 붙었다 떨어진다.

하지만 목을 너무 많이 사용하면 성대에 결절이나 물혹 같은 게 생기기도 한다. 이 경우 성대가 열렸다 닫히는 간격이나 진폭이 불규칙해진다. 또 완전히 닫히지 않아 성대 사이로 바람이 새는 듯한 소리가 섞여 나오기도 한다. 말을 너무 빨리하거나 오래 할 때, 목에 힘을 너무 주어 발음할 때 성대가 다치기도 한다.

직업상 어쩔 수 없이 말을 많이 해야 하는 사람들은 목에 무리가 가지 않는 방법으로 말하는 발성법을 배워 보는 게 좋다. 목에 힘을 빼고 배 속에서 나오는 소리로 발성하면 성대 근육이 긴장되지 않아 무리가 가지 않는다. 숨을 충분히 들이쉬고 천천히 말해야 한다.

정상적인 성대는 촉촉이 젖어 있어야 한다. 주변 환경이 건조하면 말할 때 성대의 움직임이 둔해져서 결절이 생기기도 한다. 분필 가루를 많이 마시면 목이 마르고 성대 주변도 건조해진다. 하루에 1.5∼2L(8컵 정도)의 물을 조금씩 자주 마시면 성대가 촉촉하게 유지된다.

○ 녹차 커피 담배는 줄이시고요

목소리가 변하거나 자주 쉰다면 성대에 이상이 생겼을 수 있다. 목을 갑자기 많이 쓰면 누구나 하루 이틀 정도 목소리가 가라앉는 느낌이 든다. 며칠간 쉬었는데도 이런 증상이 2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성대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높다.

기침과 가래가 나오고 음성 변화 등의 증상이 있다면 되도록 말을 아껴야 한다. 그렇다고 너무 낮고 속삭이는 소리를 내면 성대 뒤쪽이 벌어진 상태로 앞쪽만 진동하게 돼 성대가 더 쉽게 피로해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목에 자주 이상이 오는 사람에게 카페인이 들어 있는 녹차 커피 홍차는 좋지 않다. 이뇨작용이 강해 수분을 빼앗기 때문이다. 목캔디나 초콜릿도 나쁘다. 일시적으로 목을 풀어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목을 더 건조하게 만든다. 술 담배도 폐활량을 떨어뜨리고 성대를 마르게 한다. 성대가 아픈 사람은 매연이 심한 곳은 피하고 근무하는 곳에 가습기를 틀어 적절한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성대가 이상하면 날계란을 먹는 사람이 있다. 날계란은 건강한 목소리의 적이다. 끈끈한 단백질 성분이 성대에 들러붙어 성대의 진동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성대 이상은 역류성 인후두염, 비염, 정신적 긴장에 따른 성대 근육 긴장 등이 생길 수도 있으니 목소리 이상 상태가 지속되면 정확한 진단이 필요하다.

위산이 역류해 식도를 타고 후두까지 올라와 염증을 일으키는 역류성 인후두염으로 인한 목소리 이상은 생활이 불규칙하고 스트레스가 많으며 식사 습관이 좋지 않은 사람에게 자주 생긴다. 이때는 성대와 위산을 함께 치료해야 증상이 개선된다.

(도움말: 하나이비인후과 박상욱 원장, 예송이비인후과 김형태 원장)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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