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병든 노인 안방 찾아가 간병 ‘원스톱 서비스’

  • 입력 2007년 5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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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히로시마 현 미쓰기의 한 마을에서 남의 도움 없이는 침대 밖으로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는 노인이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미쓰기의 ‘지역포괄케어 시스템’ 덕분에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지내면서 질병 치료를 하고 있다. 히로시마=천광암 특파원
일본 히로시마 현 미쓰기의 한 마을에서 남의 도움 없이는 침대 밖으로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는 노인이 치료를 받고 있다. 그는 미쓰기의 ‘지역포괄케어 시스템’ 덕분에 병원에 가지 않고도 집에서 지내면서 질병 치료를 하고 있다. 히로시마=천광암 특파원
산골마을 미쓰기의 ‘지역 포괄케어 시스템’

일본 히로시마(廣島) 현 산골 지역인 미쓰기(御調)의 한 마을.

미쓰기종합병원의 구니니시 에이코(國西榮子) 간호사가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자 세가와 젠이치(瀨川亘一·78) 씨가 침대에 누운 채 환한 표정으로 맞았다.

세가와 씨는 인사말을 건네려 애를 쓰는 것 같았지만 입 밖으로 흘러나온 말은 곧 괴성으로 변했다. 뇌경색 당뇨병 신부전 대장암 등 중병을 잇달아 앓으면서 심각한 언어장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다. 세가와 씨는 남의 도움 없이는 침대 밖으로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을 정도로 거동이 불편하다. 신부전이 심해 일주일에 3번, 한 번에 최소 6시간씩 고가의 장비가 갖춰진 곳에서 인공투석 치료도 받아야 한다.

○ “늙고 병들어도 내 집이 최고”

상식적으로 보면 병원을 떠나서는 생활하기 어려운 몸 상태지만 세가와 씨는 부인과 둘이서 집에서 살기를 고집하고 있다. 부인 또한 고령이어서 간단한 수발 외에는 할 수 없다. 하지만 ‘내 집에서 늙어 가고 싶다’는 세가와 씨 부부의 소망은 큰 어려움 없이 실현되고 있다.

세가와 씨와 같은 마을에 사는 후루모토 히데키(古本秀樹·58) 씨도 산소호흡기 없이는 한시도 살 수 없는 중병을 앓고 있지만 부인과 함께 집에서 투병 생활을 하고 있다.

세가와 씨와 후루모토 씨가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입원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보다 본인들이 강력히 희망했기 때문.

후루모토 씨의 부인은 “병원에서 집으로 돌아온 이후 남편이 짜증을 부리는 일이 크게 줄었다”면서 “환자 본인이 내 집이 최고라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의 희망을 뒷받침해 줄 수 있는 제도가 없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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