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쳇바퀴 삶을 이기는 ‘철학의 힘’

  • 입력 2007년 5월 12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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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학의 진리나무/안광복 지음/276쪽·1만 원·궁리

◇ 비트겐슈타인의 딱정벌레/마르틴 코헨 지음·김성호 옮김/224쪽·1만1000원·서광사

21세기 인류의 생활 패턴을 정의하는 단어 중 하나는 ‘노마디즘’이다.

유목민을 뜻하는 단어 ‘nomad’에서 유래한 이 단어는 인터넷을 통해 발달한 디지털 무한 공간을 누비는 인류의 삶을 설명한다. 한정된 땅을 두고 경쟁하던 과거와는 다르게 끝없는 공간에서 ‘블루 오션’을 찾는다는 ‘노마디즘’ 시대를 지탱하는 것은 정보통신의 혁명이다. 그러나 정보통신 혁명의 선두주자인 대한민국에서 땅값 거품이 그치지 않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철학의 진리나무’는 ‘시뮐라르크’, ‘섹슈얼리티’, ‘인터넷 폐인 문화’ 등 21세기의 대표적인 문화적 이슈 22가지에 대해 설명한 책이다. 그러나 설명에만 그치지 않는다. 몸과 마음의 건강과는 거리가 있는 e스포츠를 과연 스포츠라 할 수 있을까. 퓨전 문화에서 조화와 엉망의 경계는 무엇인가? 이런 질문을 통해 현상의 당위성에 대해 진지한 비판을 유도하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이다.

‘철학의 진리나무’가 생활 속의 문화 현상을 통해 다소 가볍게 접할 수 있는 철학 서적이라면 ‘비트겐슈타인의 딱정벌레’는 좀 더 무거운 철학서다.

기원전 100년경 우주의 경계 너머로 던져졌다는 ‘루크레티우스의 창’을 소개하며 우주의 경계에 대한 물리학자들의 논란을 다룬다. 또 제논의 ‘거북이와 아킬레우스의 달리기 경주’를 통해 현재까지도 완벽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시간과 공간에 대한 개념을 소개한다. 이처럼 역사상 이뤄진 26가지의 철학적 사고 실험을 통해 과학사의 발전과 우주관의 변화 등을 고찰했다. 원제 ‘Wittgenstein's Beetle and Other Classic Thought Experiments’(2005년).

두 책 모두 주제별로 참고하기 좋은 책을 소개한 점, 해답을 제시하는 대신 생각할 여지를 남겨 답을 독자의 철학적 사고의 몫으로 돌려놓은 점이 돋보인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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