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히신문 파격 구성…‘사설 21개’ 일제히 게재

  • 입력 2007년 5월 11일 17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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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대표적인 진보지인 아사히(朝日)신문은 평화헌법 제정 60주년을 맞아 헌법 개정 반대, 평화안전보장기본법 신설 등을 촉구하는 사설 21개를 일제히 게재하는 파격적인 구성을 선보였다.

아사히는 지난 3일자 신문에서 1면 머리기사로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 논설주간의 ‘세계에 공헌하는 국가를 지향하자’라는 칼럼을 싣고 17면부터 24면까지 8개 면에 걸쳐 21개의 사설을 실었다.

21개의 사설은 ‘총론’ ‘지구와 인간 ’ ‘글로벌화와 아시아·이슬람’ ‘헌법 9조와 평화·안전보장’ ‘일본의 외교’ 항목으로 나눠 국내외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 분야에 걸쳐 일본이 처한 현실을 되짚어보고 비전을 제시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와카미야 주간은 칼럼에서 “이번에 게재한 21개의 사설은 지난해 4월부터 아사히가 전개해온 시리즈 ‘신전략을 찾아서’를 집대성한 것으로 8페이지 걸쳐 사설을 싣는 것은 전대미문의 시도”라며 “언론의 역할을 깊게 자각하기 위한 결의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세계에 공헌하는 국가를 지향하는 것이 신전략의 키워드”라며 “지구온난화, 인구급증, 글로벌화에 따른 폐해 등을 해결하는 데 일본이 앞장서는 것이 곧 일본의 국익과 직결된다”고 주장했다.

와카미야 주간은 특히 “전쟁 포기를 규정하고 있는 헌법 9조는 세계에 공헌하는 국가가 되기 위한 귀중한 자산”이라며 “이 때문에 헌법을 개정하지 않는다는 것이 우리의 결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신 ‘전력(戰力)을 보유하지 않는다’는 9조 조항과 자위대 존재 사이의 괴리를 메우기 위한 대안으로 ‘평화안전보장기본법’ 제정을 제안한 뒤 “유엔 주도의 평화구축 활동에 있어서도 일반 군대와는 다른 자위대의 특성을 지키면서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해나갈 것을 법에 명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아베 일본 총리는 담화를 통해 “전후 체제에 대해 원점에서 재조명하고 새로운 일본의 모습을 실현하기 위해 개헌을 논의하는 것은 새로운 시대를 펼쳐 나가는 정신으로 이어질 것”이라며 헌법 개정에 대한 의지를 거듭 분명히 했다. 총리가 헌법 기념일에 담화를 발표한 것은 1997년 당시 하시모토 류타로(橋本龍太郞) 총리 이후 두 번째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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